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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연금개혁, ‘기본소득 결부’ 필요…기초·국민 통합 방법도”[헤경 미래리더스클럽]
뉴스종합| 2022-02-11 10:42
11일 오전 서울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2월 초청강연에서 ‘2022년 대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듣는다’의 주제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연금개혁 문제를 놓고 “기본소득 관점과 결부해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어느 시점에선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식의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여야 대선 후보 4명은 최근 TV 토론회 중 큰 틀에서 연금개혁 필요성에 합의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그 이후 연금개혁의 구체적인 구상안에 대해선 말을 아껴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 주최)에 초청 연사로 나서 ‘국민의힘은 연금개혁 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가’란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른바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혁을 하는 데 대해선 “공무원 등 여러 구조에서 동의를 얻기에 한계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양 대상자와 부양자의 비율이 맞지 않는 시점에선 재정 투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어 “다른 나라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를 고민했고, 어느 시점에선 결국 조세투입과 함께 어느 정도는 적립금 구조를 탈피하는 그런 방식을 보이기도 했다”며 “우리도 지금껏 갖고 있는 기본소득에 관한 관점 등 이런 것과 결부돼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연금개혁 추진과 함께 기초 노령연금을 도입했다”며 “어느 시점에서 국민연금 혜택을 받는 이가 늘어나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식의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1야당 사령탑으로 26일을 앞둔 대선판 한가운데에서 뛰고 있는 이 대표는 선거 분위기를 놓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선거 캠페인의 핵심이 다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간에는 조직·직능 등의 의미가 강했다. 조직을 꾸리고, 직능별로 사람들을 불러 지지 선언을 이끄는 게 핵심이었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조직·직능 본부가 활동을 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했다.

그는 “그 빈자리에 휘발성이 높은 공약들이 자리하고 있다”며 “가령 우리의 여성가족부 관련 공약으로 20·30세대가 대규모로 움직였다. 우리가 내부적으로 볼 때는 200만표의 변동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남시 2배 인구가 갑자기 생각을 바꾸는 일은 오프라인 유세로는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앞으로 그런 공약들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법조인들이 볼 때는 이런 선거가 다 있는가란 말이 나올 만큼 큰 규모의 공약이 없다”며 “실제로 지금은 선거가 홈런을 치는 야구가 아니게 됐다. 출루할 수 있고, 점수를 낼 수 있는 게 무엇인가라는 쪽으로 정치가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일 오전 서울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2월 초청강연에서 ‘2022년 대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듣는다’의 주제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보수 불모지로 칭해지는 호남 지역에 대한 공략 방식을 놓고도 이 대표는 ‘정치 환경의 변화’에 초점을 둬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오른다고 보고 최근 목표 지지율을 기존 20%에서 25%로 5%포인트 상향한 상태다.

그는 “우리는 광주에 가면 5·18 묘지에 가는 게 정치의 전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광주 20대를 만나 광주 현안을 물어봤다. 거대담론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이들은 광주의 일부 50대 이상 기성세대와 기성 정치인이 표를 의식해 스타필드(복합 쇼핑몰) 입점을 막은 일에 분노했다”며 “(이에 따라)우리도 공약을 세밀히 판단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호남 20·30대와 TK(대구·경북) 20·30대와 교류하고 느낀 점은 광주 20대는 광주 50대와 생각이 결코 비슷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광주 20대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은 대구 20대였다. 이들은 지방 일자리가 왜 수도권 일자리보다 부족한지, 왜 우리 동네에는 산업체가 들어오는 게 없는지 등 똑같은 부담을 갖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11일 오전 서울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2월 초청강연에서 ‘2022년 대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듣는다’의 주제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날 이 대표는 윤 후보에 대해선 특히 기존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를 “여의도에 빚을 진 게 없다”고 표현했다.

그는 “첫 선거인 만큼, (기존 정치 문법에 맞춰)‘꼭 해야 한다’는 데 대한 강박이 적다”며 “정치권 원로들이 하는 말에만 집중해 의사 판단을 하지 않는다. 생각이 유연한 점은 굉장한 강점”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가 여의도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를 경제·법조계 등이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정당 정치에 대한 관심, 여야 협치에 대한 관점부터 첫 내각을 짤 때 인사 기용 등 윤 후보는 (그간의 문법과는)상당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놓곤 몇몇 민주당 인사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MB) 등 옛 인물들을 희화화하는 데 대해 “한철이다. 지금 20대는 MB를 모른다”며 “국민의힘은 MB는 모르지만 윤 후보가 ‘정의로운 검사’라는 기억을 갖는 지지층과 함께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변화에)좀 더 일찍 준비하고 있고, 이번 대선에서 그런 지점들이 반영되지 않을까 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현안들을 잘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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