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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있나" 김혜경 비서진도 놀란 '초밥 10인분' 배달
뉴스종합| 2022-02-13 08:5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과잉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와, 그런데 저기 사모님 진짜 양 많은 것 같아요. 드시는 것 보면. 10인분을 아드님도 드시나." (A 씨)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초밥을 쌓아두진 않을 것 아냐." (배모 씨)

"상하죠. 하루만 지나도." (A 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지사였던 지난해 6월7일, 경기도청 총무과 5급 공무원 배모 씨 지시로 하급자인 7급 공무원 A 씨가 이 후보 자택에 한꺼번에 초밥 10인분을 포장 바달한 후 배 씨와 A 씨 간 이런 대화가 있었다고 A 씨가 당시 통화 녹음 파일과 함께 지난 11일 폭로했다.

이 후보 아내 김혜경 씨는 초밥·소고기 등 심부름과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논란이 확산되자 9일 사과 기자회견에 나섰다. 야당은 김 씨가 구체적인 내용은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A 씨도 김 씨 회견 이후 "그 많은 음식은 누가 먹었느냐"며 입장문을 냈다.

이틀 뒤인 A 씨가 공개한 녹음 파일을 보면 김 씨 의전을 맡은 두 사람도 이 후보 자택으로 많은 양의 음식이 배달되는 데 의구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화가 오간다.

대화 시작은 A 씨가 배 씨에게 "맛은 어떠시대요? 괜찮대요?"라고 물어본 것이다. 배 씨는 "별 말 없는데"라고 한다.

이어 누가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배 씨가 "나는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 "밑에 사는 기생충이 있든지, 뭐가 있어"라고 한다. A 씨는 "10인분씩 그렇게…"라며 "(1인당)2인분씩만 먹어도 사모님하고 아들 둘인데, 6인분이면 충분할텐데"라고 한다.

배 씨는 전임자도 이런 이 후보 자택의 음식 소비에 의구심을 표했다고 말한다. 그는 "OOO도 못 풀고 간 미스터리"라며 "나한테 맨날 그랬어. 저걸 진짜 다 드시는 거냐고"라고 했다. A 씨는 "사모님이 맨날 말라 있으신데 굳이 그렇게, 아들도 잘 먹나봐. 그 생각을 했죠"라고 했다.

대화에서 두 사람이 언급한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는 상류층 집안의 지하실에 숨어살며 음식을 받아먹는 등 그들의 삶에 기생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에서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한편 이 후보는 지난 11일 대선후보 2차 TV토론회에서 김혜경 씨의 불법 의전 논란을 놓고 거듭 사과했다. 이 후보는 "워낙 가까운 사적 관계에 있던 사람(배씨)이 별정직으로 들어오다 보니까…. 그 사람은 주로 공무에 관한 일을 도와줬고, 그러다 보니 (아내가 공사) 경계를 넘어서 사적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제 불찰"이라며 "제가 엄격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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