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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김포’·尹 ‘쭉뻗’…말 한마디, 사진 한 장에 뒤집힌다
뉴스종합| 2022-02-14 10: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서 즉석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앞두고 여야 후보가 말 한마디, 사진 한 장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양당은 오차범위 내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민심을 흔들 수 있는 후보자의 언행에 신속하게 대응해 확산을 차단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민감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11일 2차 TV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후보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 90% 인정 공약을 두고 “서울 집값 평균이 12억원인데 9억원을 대출해주면 원리금이 330만원이 된다”며 “결국 고소득자를 위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을 설계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현재 시세를 말하는 게 아니고 조성원가와 건축원가가 시세의 절반에 불과해 그 분양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20평 정도면 3억원대”라고 답했다. 심 후보는 “어느 지역에 20평짜리 3억원짜리가 있느냐”고 되물었고, 이 후보는 “김포나 이런 데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김포공항 인근에 건설해 공급할 20만호 주택의 경우 조성원가를 적용한 반값아파트로 공급하면 2~3억원대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포검단시민연대는 전날 성명을 통해 “경기도지사를 역임했으면서도 ‘김포 이런 데’는 2~3억이면 집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알고 있는 남다른 현실 감각의 소유자”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SNS통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 잘못 전해지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수습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12일 정책 홍보용 전세열차인 ‘열정열차’ 내에서 보인 태도로 뭇매를 맞았다. 윤 후보가 열차 내에서 구두를 신은 채 마주 보는 자리에 다리를 올리고 있는 모습이 선거대책본부 관계자가 공개한 사진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의 에티켓과 참모들 앞에서의 특권의식으로 해석되며 여론을 자극했다.

윤 후보는 선대본 공보단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가벼운 다리 경련으로 참모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다리를 올렸다”며 “세심하지 못했던 부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지만 과거 ‘쩍벌’ 논란과 사과가 아닌 ‘유감’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개사과’ 논란까지 재소환됐다. 이준석 당대표는 SNS에 “전후 사정과 관계없이 잘못된 일이고, 앞으로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필 수 있도록 더욱 조심하겠다”며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막판 스퍼트를 향해 달려가는 대선 국면에서 민감한 사안에 대한 발언 하나, 자랑스럽게 공개한 사진 한 장이 여론을 건드릴 수 있다. 특히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 속에서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한 ‘스윙보터’의 표심을 서로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작은 실수 하나가 어렵게 끌어모으는 지지율을 허무하게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내부에서도 자중의 목소리가 나온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김포 주민들이 분노하셔서 추가 설명을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4일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일에 가까워질수록 유권자들의 눈이 굉장히 매섭고 예민해진다”며 “앞으로 저희들이 모든 방면에서 조심하고 유권자 여러분들의 마음에 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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