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서울 확진자 급증에 전화폭주…지자체 콜센터 마비
뉴스종합| 2022-02-17 09:37
서울 확진자의 70%가 재택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민원 폭주에 지자체 콜센터가 마비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동부병원에 마련된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울 코로나19 확진자의 70%가 재택치료를 받는 가운데 민원 전화 폭주로 기초자치단체에 마련된 콜센터가 마비되고 있다. 방역 현장에선 ‘셀프치료’로 인한 민원이 폭주하고 있지만 방역 당국의 명확한 지침이 없어 자치단체 공무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7일 서울지역 자치구 등에 따르면 확진자 폭증세로 재택치료·자가격리 관련 문의 전화가 자치구 콜센터로 폭주하고 있으나 정작 콜센터는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응대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현재 콜센터 인력이 부족해 전화를 다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전화가 한 번에 연결이 안되니 항의를 받아 전화 시간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다른 전화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다른 자치구 관계자도 “서울지역 신규 확진자가 2만명에 달하고 재택치료 환자는 5만명이 넘으면서 새벽에도 전화가 쏟아진다. 갈수록 늘어나는 재택치료자에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의) 구체적 지침이 없고 매일 방역 상황이 바뀌는데 모든 책임은 우리가 진다”고 토로했다.

전날 기준 서울시 재택치료 환자는 5만2315명으로, 이 가운데 ‘셀프치료’ 중인 일반관리군은 약 70%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7명은 안내 문자를 받는 것 외에는 별다른 도움 없이 스스로 알아서 치료하는 상황이기에 일반 환자를 위한 상담센터 대응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택치료를 하다가 격리해제 판정을 받은 박지수(29) 씨는 “증상이 악화돼 콜센터로 전화했지만, 계속 통화 중이라 수십 통씩 전화하다가 포기하기도 했다”며 “집에 다른 가족 역시 모두 밀접 접촉자로 자가격리를 해야 해서 밖으로 약을 구하러 나갈 수도 없는데 도움을 받을 곳이 없었다”고 했다.

혼자 재택치료를 경험한 1인 가구 나상준(32) 씨는 “(양성판정 이후) 보건소에 직접 연락하지 않으면 아무런 안내도 들을 수 없는데, 전화를 아무리 걸어도 받지 않는다”며 “이쯤 되면 알아서 상비약을 구비해두고 각자 생존하라는 정부의 시그널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 각 자치구는 재택치료 콜센터 직원을 늘리고 재택치료 키트 발송 인력 외주화를 검토하는 등 ‘현장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자치구 콜센터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평균 10명 내외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확진자 급증으로 자치구에서 추가로 콜센터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은평구의 경우 콜센터 직원을 15명에서 22명까지 늘리고 재택치료 콜센터를 24시간 확대 운영했다. 성동구 역시 현재 15명이던 콜센터 직원을 9명 추가 모집해 24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다른 자치구 역시 콜센터 직원을 4~5명씩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도 재택치료 전용 콜센터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담 건수 추이에 따라 서울시는 시립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상담센터를 추가로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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