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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쭉뻗’ 접고 ‘어퍼컷’…지지층 ‘호응’
뉴스종합| 2022-02-17 10:3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어퍼컷 세리머니로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책 홍보용 전세열차 내 ‘구둣발 쭉뻗’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부산 거점유세에서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정반대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17일 정치권에서는 비호감도과 지지율 모두 잡고 있는 윤 후보에게 비난도, 호응도 ‘한 끗 차이’라는 상징적인 모습으로, 끝까지 겸손하고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15일) 마지막 유세현장인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 유세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오후 5시가 넘은 황금시간대에 시작된 부산 유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에 호응하며 ‘T’자 형태의 무대에 오른 윤 후보는 준비된 원고를 읽지 않고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즉흥 연설을 선보였다. 문장이 끝날 때마다 ‘윤석열’을 외치는 인파와 호흡을 맞추고, 힘의 강약을 조절하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자연스럽게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 흡사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 했다.

하이라이트는 연설 후 지지자들이 응원의 ‘빨간 종이비행기’를 단상에 날릴 때였다. 청중의 환호에 화답하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연신 선보이면서 분위기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윤딩크” “무대체질” “어퍼컷 맛집” 등의 반응과 함께 이날까지도 세리모니 영상에 배경음악을 입히는 등 일종의 ‘밈’으로 소비하고 있어 윤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로 떠올랐다.

여권에서는 윤 후보가 연설을 하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정치보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고 비판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는 긍정적인 여론에 고무된 분위기다. 선대본부에서도 윤 후보의 쇼맨십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윤 후보 뒤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준석 대표의 표정도 화제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17일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의 활력 있는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2차 TV토론부터 눈에 띄게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1차 토론과 달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하고, 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공격은 자신있게 받아쳤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에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윤 후보의 자신감이 ‘검사’ 윤석열에서 ‘정치인’ 윤석열로 대중에게 각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항상 엄중하고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이었던 윤 후보의 익살스러운 의외성이 나와서 신선해하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퍼컷 세리머니와 같이 자신감에 찬 모습이 의외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열차 내에서 일행과 대화를 나눈 때 구두를 신은 채 다리를 쭉 뻗은 모습은 곧바로 거만하다는 이미지를 상기시켰다. 아울러 윤 후보가 대중 앞에서 호흡할 때 여전히 모습을 감추고 있는 배우자 김건희 씨와도 사뭇 대조적이다. 선대본부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고무된 분위기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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