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휴~…이와중에 1.5m 근접비행...러 전투기-美 정찰기 3차례나
뉴스종합| 2022-02-17 11:11
러시아의 수호이(Su-35) 전투기가 비행하는 모습이다. 미 국방부 관리는 이 전투기가 지난 11~12일 지중해 상공에서 미 해상 초계기의 비행 경로로 넘어와 3차례 근접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로이터]

러시아의 전투기와 미국의 정찰기가 최근 지중해 상공에서 무려 5피트(약 1.5m) 간격을 두고 서로를 지나가는 등 3차례의 위험천만한 상황이 있었던 걸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 간 군사적 대치가 일촉즉발인 가운데 전개된 아슬아슬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1~12일 국제 영공에서 러시아 수호이(Su-35) 전투기와 미 해군 P-8A 정찰기가 이런 근접 비행 상황에 맞닥뜨렸다고 미 국방부 관리가 밝혔다. Su-35 전투기가 P-8A의 비행 경로를 넘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태평양 쿠릴열도 앞바다에서 미 잠수함을 지난 12일 탐지해 이를 몰아내려고 불특정의 적절한 수단을 사용했다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미 해군 인도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은 미 잠수함이 러시아 영해에서 작전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 전투기와 맞닥뜨린 3차례 가운데 2번은 안전하지 않은 걸로 평가했고, 나머지는 비전문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정보에 무게가 실리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의 공격이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와중에 두 나라 군용기가 충돌 직전까지 간 것이다.

마이크 카프카 미 국방부 대변인은 “외교채널을 통해 러시아 측에 우리의 우려를 알렸다”며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이런 상황은 계산착오와 실수로 이어져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로 정찰에 쓰이는 P-8A는 해상 초계기로 상업용 항공기보다 느리게 이동할 수 있다. 반면 러시아의 Su-35는 P-8A보다 약 3배 빠르고 공격용 무기를 탑재·발사할 수 있다.

러시아와 미국 군용기가 이렇게 위험하게 조우한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라고 미 관리들은 설명했다. 당시엔 2대의 러시아 전투기가 흑해 상공에서 작전 중인 미 공군 B-52 폭격기 근처를 비행했다. 러시아의 미 선거 개입 우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살해하기 위해 러시아가 무장세력에 포상금을 제공했다는 정보 등으로 미·러 긴장이 고조된 때 이뤄진 무력시위인 셈이었다.

미 군 관계자들은 공중에서 의도치 않은 근접 비행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오랫동안 우려해왔다고 WSJ는 적었다.

벤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 육군사령관은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러시아는 우리의 기본 설정이 전문적이고, 훈련된 걸 알기 때문에 조종사들에게 이렇게(근접 비행) 하라고 부추긴다”며 “울타리선이 어디에 있는지 재설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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