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러, 가짜 깃발 작전” vs 러 “서방, 정보 히스테리”
뉴스종합| 2022-02-17 13:48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서 군대 일부 철수를 발표했지만 이를 재확인하는 러시아와 (러시아의 철군을) 믿지 못하겠다는 서방 진영간의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일단 러시아의 침공이 언제라도 가능하다며 긴장의 끈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을 쌓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을 갖고 러시아는 지금이라도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가짜 깃발 작전’(false flag operation) 가능성을 제기했다. 가짜 깃발 작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공격받은 것처럼 자작해 침공 구실을 만드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미국과 유럽 정보기관이 이를 경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앞에선 군대를 거둔 척하면서 러시아 민족 보호를 명분 삼아 돈바스 지역에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우리는 아직 러시아가 긴장 완화 조치를 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오히려 반대로 러시아군은 전투 태세로 이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 백악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군 7000명 가량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추가 배치됐으며, 이들 중 일부는 16일 도착했다”고 말했다고 AP,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접경지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했다는 러시아 정부의 발표는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며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러시아의 병력 철수 발표와 달리 긴장완화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CNN이 독점으로 입수했다고 밝힌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배치된 러시아군 규모는 14만80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소에 53개이던 우크라이나 주변의 러시아 대대전술단(BTG)이 현재 87개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측은 서방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모스크바를 방문한 카를루스 프란사 브라질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와 관련한 서방의 히스테리는 아주 깊은 당혹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방이 러시아의 군대 철수 발표를 믿지 않고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데 대해선 기본적으로 교육을 못 받아서 그렇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러시아 국방부와 외무부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주변 러시아 부대가 훈련이 끝나면 계획대로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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