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서아프리카 안보 공백 누가 채우나…프랑스, 말리 철군 발표 이후 우려 목소리 커져
뉴스종합| 2022-02-20 07:01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 가장자리인 사헬에 파견돼 ‘바르칸 작전’을 수행하던 프랑스군이 지난해 6월 임무를 마치고 프랑스로 귀국하기 전 모습. [A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프랑스와 유럽 연합군이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군부대 철수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장악한 서아프리카의 안보 상황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2013년부터 말리를 거점 삼아 테러를 뿌리 뽑겠다던 프랑스의 철군으로 서아프리카에 안보 공백을 누가 채울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 하의 무장 투쟁을 하는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 지하디스트가 2012년부터 몸집을 키워왔기 때문에 서아프리카 내 테러 위협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말부터 말리 북부를 시작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한 이슬람 무장세력은 지난해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에서만 13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하며 서아프리카 안보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

이들은 2011년 리비아 정부의 몰락을 시작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하자 카다피의 말리 출신 용병은 모국으로 돌아가 또 다른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와 독립국 건설을 위해 동맹을 맺은 것이다.

이들 세력은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까지 가 수천명의 민간인을 살해하며 유혈사태를 벌여왔다.

특히 JNIM으로 알려진 지하디스트 단체의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 4개의 지하디스트 단체가 뭉쳐 탄생한 세력인 JNIM은 말리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 가장자리인 사헬에서 주로 활동한다.

안보 상황이 악화하자 사헬 전역에서는 프랑스군의 퇴출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하기도 했다. 그 뒤로 2020년과 지난해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말리에서는 현재 아시미 고이타 대령이 과도 정부 임시 대통령을 맡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말리 바마코에서는 반프랑스 운동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프랑스군을 향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지난 1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앞으로 4~6개월 안으로 말리에서 프랑스군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말리 당국과 군사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이유로 철군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말리가 러시아 용병업체 ‘와그너 그룹’과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유엔 전문가 패널에 따르면 기타 아프리카 국가에 고용된 러시아 용병은 민간인 학살과 성범죄 등을 포함한 인권 유린과 관련된 전과 기록이 있다. 지난해 12월 일부 유럽 국가는 러시아 용병의 파견을 맹비난하며 서아프리카의 안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비정부기구 ‘세이퍼월드(Saferworld)’의 루치아 몬타나로 유럽 본부 대표는 EU가 아프리카 전역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접근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유럽은 과도한 군사적 대응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군사적 대응은 구조적 불평등과 부패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은 채 불안정성만 키운다”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무사 파키 마하마트 아프리카연합위원회(AUC) 의장 또한 지난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EU와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내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는 몬타나로 세이퍼월드 대표가 제안한 것처럼 서아프리카의 부족한 인프라와 높은 실업률 등의 문제를 먼저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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