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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빙하기에…IPO로 투자회수 노리던 PE ‘난기류’
뉴스종합| 2022-02-21 10:12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지난해 말까지 호황을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올들어 급변하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회수(exit)를 노리던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있다. ‘대어’ LG에너지솔루션 IPO 이후 공모시장 열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줄줄이 예정된 상장 예비 기업들이 상장 일정을 다시 저울질하면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빠르면 올 상반기 IPO를 준비하던 컬리, SSG닷컴 등은 상장 일정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을 공식 철회했고 SM상선도 IPO 일정을 잠정 연기하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으로 투자회수를 준비하던 PEF 운용사들도 발목이 잡히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등으로 투자한 기업이 주식시장에 공개되면, 운용사들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또는 장내매도 등 방식으로 투자 차익을 회수한다.

섹터별로 공모시장 열기 차이는 있지만 PE가 투자한 컬리, SSG닷컴 등 일정이 다소 변경되는 등 보수적 기류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유니콘 상장 선두주자인 컬리는 지난 1월을 시한으로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했지만 아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컬리에 2500억원 가량의 프리IPO 투자를 단행했다. 컬리는 이 투자로 4조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자평했다. 업계도 상장 일정을 반년 남짓 앞두고 단행된 투자에 대해 ‘빠르고 확실한’ 투자건에 베팅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증시 상황 급변과 함께 컬리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의 경영권 방어 지분율 확보 이슈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상장이 지연되고 있고, 이어 재무적투자자(FI)의 회수 계획까지도 늦춰지는 모습이다.

컬리와 함께 이커머스 플랫폼 IPO 양대 주자로 꼽히는 SSG닷컴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2018년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SSG닷컴에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블루런벤처스가 1조원 가량을 투자해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이 잇따라 인수한 이베이코리아, 더블유컨셉코리아 등 타 플랫폼과 시너지를 예고하며 상장시 최대 10조원 기업가치를 기대하기도 했다. FI의 투자 이후 4년여가 지나면서 회수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금리 인상, 유동성 축소 등 증시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상장 모멘텀을 잃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

CJ그룹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있는 CJ올리브영도 상장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는 현재 CJ올리브영 2대 주주이다. CJ올리브영 측은 우선 온라인 판매 실적 향상으로 상장 전까지 체력을 다져놓겠다는 전략이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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