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권 바꿔야 하니까 尹 찍을 것”
뉴스종합| 2022-02-21 11:3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각각 양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호남과 대구·경북 지역에서 ‘텃밭 사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대구 달성을 찾은 윤 후보의 유세 장면이다. [연합]

“60년 넘게 살면서 문재인처럼 이렇게 몬(못)하는 대통령은 내가 처음 봤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이도 하자는 있지마는 정권교체는 해야 되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이보다는 안 낫겠나.”

경남 진주에서 나고 자랐다는 택시기사 하동호(65)씨의 말이다. 그는 “윤석열이 하자는 부인 의혹밖에 더 있겠나”라며 “이재명이는 말만 번지르르해 뽑아놓으면 또 거짓말만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20일 ‘보수 텃밭’ 영남권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표심은 ‘정권교체’에 무게가 실렸다. “대구는 무조건 윤석열”, “경남도 윤석열”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지만 전반적으로는 후보보다는 당을 보고 선택한다는 분위기였다.

경북 구미 주민 40대 주부 김모 씨는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며 “(윤 후보가) 좀 불안하긴 한데 이재명을 뽑을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윤석열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울산 주민 손상길(58)씨는 “둘 다 마음에 안들지마는 정권 바꿔야 된다는 그거 하나로 윤석열이 찍을기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 현 정부에 대한 반감도 상당했다. 경남 거제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김모(59) 씨는 “(현 정부의) 주 52시간제는 월급쟁이들이나 하는 소리지 일한 만큼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은 죽으라는 소리 밖에 안 된다”며 “그래서 문재인이가 싫다”고 말했다.

이 후보에 마음이 기울었다는 유권자도 간혹 있었다. 대구 동성로에서 장사를 하는 김병완(48)씨는 “우리나라 경제가 너무 불안정하다. 동성로도 원래 번화가인데 사람들이 많이 안 다녀서 매출 타격이 크다”며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미는 이재명에게 더 마음이 간다. 윤석열이는 대구하고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아가 믿음이 별로 안 간다”고 말했다. 김해에서 인삼가게를 운영하는 최정애(65)씨는 “이재명은 괜찮은데 당이 싫고 윤석열은 싫은데 국민의힘은 좋다”고 말했다.

마음을 못 정했다는 부동층도 적지 않았다. 특히 20~30대 연령층에선 “둘 다 싫다”, “서로 비방만 해서 신뢰가 안 간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들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보고 후보를 정하겠다고 했다. 투표를 하지 않거나 무효표를 만들겠다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동성로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한 30대 남성은 “두 후보 관련 비리나 의혹이 자꾸 터져 나오니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며 “대구가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하긴 하지만 젊은 사람들 사이에선 많이 옅어졌다”고 말했다.

과거 윤 후보의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선 “자기 할 일을 한 것뿐”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구미 주민인 박세원(75)씨는 “그때는 윤석열이가 검찰에 있을 때니까 문재인이가 시키는대로 해야 됐겠지”라며 윤 후보를 두둔하기도 했다.

구미·대구·울산·김해·거제·진주=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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