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러, 우크라 침략 후 살해 대상 인사 리스트 작성중”
뉴스종합| 2022-02-21 14:38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교전이 격화하자 분쟁지역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에서 대피한 시민이 20일(현지시간) 기차에 몸을 실었다. [타스]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연이어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살해하거나 수용소로 보낼 우크라이나 인사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유엔에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미국은 이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정보를 유엔 인권국장에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은 러시아군이 침략 이후 우크라이나인을 고문하거나 수용소로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유엔 인권사무소(OHCHR) 측에 전달했다.

서한은 이러한 정보를 알리는 목적과 관련, “유엔 인권사무소의 중요한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이 정보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뱃시버 크로커 미 주재 유엔 대사는 서한에서 “최근 미국이 입수한 충격적인 정보에 주목하고 싶다”며 “광범위한 인권 유린과 학대가 계획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서한은 유엔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에 보내졌다. 서한에는 “과거 러시아가 강행한 표적 살인과 납치, 부당한 구금에 반대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러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망명한 반(反)러시아·벨라루스 인사와 언론인, 반부패 활동가, 그리고 소수민족과 같은 취약계층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크로커 대사는 덧붙였다.

WP에 따르면 미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관련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앞서 2014년 유엔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분쟁 지역의 인권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특수감시임무를 시행했다. 임무를 수행하는 본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분쟁지역인 루간스크, 도네츠크 등에 위치해 있다.

그 이후로도 해당 지역에서 인권 유린 문제가 지속적해서 지적돼 왔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의 보고서에서 민간인 사망과 강제 징용 사례의 증가,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내 이동의 자유 제한 등의 내용을 작성했다.

전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동맹국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키예프를 비롯해 여러 도시를 목표로 삼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침공을 준비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서방의 반복된 침공 예측이 “도발적”이라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서방의 침공 예측은 우크라이나와 긴장을 직접적으로 고조시킨다”며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게 되면 계획되지 않았던 군사작전과 사소한 도발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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