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준석은 安 때리고 중진은 安 띄우고…국힘 ‘단일화’ 이중작전
뉴스종합| 2022-02-23 11:23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 뜻을 밝힌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이중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당 대표가 강도 높게 공격하면 전·현직 중진급 인사들이 다시 띄워주는 방식이다. 야권 관계자는 “안 후보의 협상력을 억누르는 한편 그가 다른 쪽으로 눈을 두지 못하도록 붙잡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아직 단일화 불씨를 완전히 꺼뜨리지 않은 상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MBC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협상에서 의견을 좁히는 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우리 후보는 사실상 통 크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통 큰 사람 둘이 만나야 통 큰 합의를 할 수 있다. 속 좁은 사람과 만나면 복장 터지는 일”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당내 대표적인 안 후보 비판론자다. 그는 최근 KBS 라디오에서는 “안 후보에 대해 잘 아는 많은 분은 ‘그냥 가만히 두면 된다. 하고 싶은 것 다 하면 된다’는 말을 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당내 전·현직 중진급 인사들은 안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손 내밀고 있다. 3선 출신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안 후보의 결렬 선언)회견문을 자세히 보면 역시 안 후보도 단일화의 문을 완전히 걸어 잠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권교체를 향한 안 후보의 순수성과 진정성, 열망은 여전히 살아 있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5선)은 전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진구 부전시장 인근에 있던 안 후보의 선거유세 현장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정권교체 열망으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단일화를 해 확실한 장권교체를 이루자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5선)은 이 대표가 안 후보에게 날 세워 공격하는 일을 놓고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좀 심한 것 같지요?”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이중’ 대응이 안 후보의 막판 협상력을 낮추는 동시에 여권 내 제기되는 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론을 사전 차단하는 데 효과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도 보수야권 단일화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균열 속에서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지금은 경쟁해도 나중에는 같이 하자는 입장”이라고 직접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안 후보는 시선을 돌릴 틈도 없이 ‘보수야권 단일화’ 틀에 계속 머물게 된 상황”이라고 했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완주 뜻을 거듭 표하고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당은 국민에게 말한 것 이상의 어떠한 진행 내용이나 물밑 소통 같은 부분이 없다”며 “안 후보가 국민에게 말한대로 단일화의 가능성은 이제 결렬된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안 후보는 전날 부평 깡통시장 유세에서 야구 스윙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안 후보는 야구 방망이를 두 차례 휘두른 후 “마, 고마해라”를 외쳤다. 지지자들은 “마이 무따(먹었다) 아이가”로 화답했다. 안 후보는 “제가 (윤 후보에게)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윤 후보가)겁이 나서 도망쳤다. 외려 포기해주면 제가 정권교체하겠다”고도 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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