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민주 나오면 TV 돌려” “文정부 뭐 그리 잘못했나”
뉴스종합| 2022-02-23 11:26

“정치하는 사람들 좋게 안 봐요. 그러나 그중에서 어떻게 합니까. 제일 나은 윤석열이 뽑아야지”(김모 씨·82)

“문재인 정부가 잘한 것도 있는데 왜 그렇게 몰아가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재명 뽑아야죠”(정모 씨·41)

22일 충남에서 만난 적지 않은 유권자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정치를 잘 모른다”며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 안에는 양당 대선후보의 각종 비리 의혹으로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이 붙은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복잡한 마음도 여실히 드러났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충남 당진 유세를 지켜보던 상인 김 씨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정치 신인’인 윤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워낙 말이 안 되지, 이재명이. 그 사람은 도덕적으로도 그렇고 위아래도 없고 거짓말도 하고”라며 “(윤 후보는) 원래 정치가가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때 안 묻은 사람으로 해야지”라고도 했다.

당진에서 나고 자란 윤모 씨(62)는 “TV뉴스를 보더라도 민주당 사람들이 나오면 딴 데 본다”며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윤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윤 씨는 이날 윤 후보 유세 현장을 다녀왔다며 “오늘 사람이 많이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랑 오늘이 많이 온 것 같다”고 했다.

“지난번에는 민주당이었는데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될 것 같다”는 말이 주로 들렸으나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의 연장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도 있었다. 작은 업체를 운영하는 최모 씨(65)는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방역도 선방했고, 남북 관계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며 “검찰총장 던지고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면서 대통령 선거에 나온 사람을 어떻게 뽑느냐”고 말했다.

두 후보의 비호감이 똑같다는 60대 이모 씨는 ‘권력 견제’를 언급했다. 이 씨는 “어차피 윤석열이 돼도 민주당이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을 못 한다”며 “둘 다 싫지만 권력 견제의 관점에서 봐서 여당을 바꿔 청와대 권력을 견제하는 게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아직 좀 더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윤 후보의 홍성군 유세를 지켜보던 직장인 박모 씨(29)는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아서 좀 더 보고 해야 할 것 같다”며 “어른들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제 친구들도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는 촛불혁명이라고 해서 민주당이 우세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비등비등한 것 같다”며 “중도층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고도 했다.

아르바이트하는 가게 앞에서 윤 후보의 보령시 유세를 보던 백모 씨(22세)는 “제 친구들은 딱히 관심이 없다”며 “공약을 먼저 살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당진·홍성·보령=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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