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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포함 국회도 함께 뛰겠다” WHO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숨은 주역
뉴스종합| 2022-02-25 19:39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전날 세계보건기구(WHO)가 대한민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이하 인력양성 허브)로 단독 선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는 중심 기관으로 글로벌 리더십에 기여하게 됐다.

이번 성과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국회의 노력까지 ‘당정청’의 합작이 낳은 결과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한국의 글로벌 백신 허브 도약을 위한 한-미 정부 및 기업 간 협력이 강화됐다. 정부는 이를 기점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을 추진,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부겸 국무총리가 국내외 지원에 나섰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에서는 ‘인력양성 허브’를 처음 제안하고 정부 역할과 예산확보까지 물밑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숨은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아 현 상황을 관리하면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다면 우리나라가 K-바이오 헬스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보건 증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K-바이오산업을 자동차와 반도체에 이어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7차례에 걸쳐 ‘바이오헬스 기업 초청 국회 연속 간담회’를 추진, 삼성바이오로직스·LG화학·SK바이오사이언스·제넥신·한미약품 등 국내 유수의 제약기업과 백신 생산 기업,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을 차례로 초청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현황 등을 점검하고 K-바이오 도약을 위한 과제를 정리했다.

지난해 9월16일 김 위원장은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생명문명 선도국가 대한민국 : K-바이오 도약 10대 과제’ 중 첫 번째로 ‘글로벌 바이오·백신 인력양성 허브’ 유치를 처음으로 정부에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첫째, 글로벌 바이오·백신 허브를 공인받아야 한다. WHO에서 진행 중인 인력양성 허브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며 “총리가 위원장인 기존 글로벌 백신허브 추진위원회를 바이오백신허브추진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목표와 일정이 명료하고 강력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국회도 함께 뛰겠다”며 “구체적인 추진계획과 각오를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우리에게 유리한 네트워크나 자원을 잘 활용해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백신 인력 양성 허브로서 대한민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해 10월12일 당정청의 협력을 위한 ‘K-바이오 간담회’를 주재했다. 청와대에서는 이태한 사회수석과 남영숙 경제보좌관, 정부에서는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과 권순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인력양성 허브 유치를 첫 번째 안건으로 논의해 필요성을 공유하고, 정부 추진 현황 및 계획을 점검하며 당정청의 긴밀한 협력을 촉구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막판 장애물이 있었다. 당시 복지부는 2022년도 정부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하나도 편성하지 못했던 것이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기획재정부는 예산 증액에 반대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이강호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 등 복지부와 협력하면서 국회 예결위 민주당 간사, 기재부 차관 등과 수차례 소통한 끝에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 지정’ 예산 56억1000만원을 최종 예산안에 순증 반영했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당정청의 노력 끝에 한국은 WHO가 단독으로 선정한 인력양성 허브 국가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2곳에 바이오 생산공정 공공실습장이 마련되고, 추가로 교육장 2곳과 전담 훈련 시설도 개소할 예정이다.

올해 7월부터 310명은 백신·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대한 이론교육과 글로벌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기본 교육을, 60명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개발도상국 출신 교육생이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으로 바이오생산공정 실습교육을 받게 됐다. 이 인원과 별도로 우리나라 교육생 150명도 올해 교육 대상에 포함, 앞으로 교육생 규모는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SNS에 “백신 허브 국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 우리나라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과 교육 인프라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결과”라며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다. 우리 정부가 목표로 세운 5대 백신 강국, 바이오 선도국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격려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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