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우크라 민간 지역으로 피해 번져…하리코프 시내서 수백명 사상자 발생
뉴스종합| 2022-03-01 16:43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리코프에서 우크라이나 전차가 러시아군의 포격을 맞아 파손돼 있다. 그 뒤로 보이는 건물은 불과 일주일만해도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엿새째인 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수도 키예프로 진격해오는 가운데 인구가 밀집된 주요 거점 도시 민간인 지역에까지 포격이 가해져 민간인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제2도시 하리코프 시내 중심가에 다연장 로켓 공격을 가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이 폭발에 휘말려 한쪽 다리를 잃는 모습이 영상에 잡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통금이 잠시 해제된 틈을 타 장을 보러 나왔던 이 여성은 곧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은 포격이 진행되는 동안 대피소에 숨어있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페이스북에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 이 끔찍한 장면을 전 세계가 봐야 한다"며 영상을 올렸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리코프시에서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폭격을 맞은 학교 건물 옆 러시아군인 시신 2구가 잔해 속에 널브러져 있다. [AFP]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과 하리코프에서 며칠째 교전을 해왔다. 교전 여파가 민간지역에까지 확대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인구 140만 명의 하리코프 전역에 폭발이 있었고, 아파트는 흔들려 연기가 나는 모습이 담겼다.

아파트 밖에는 시체가 널려 있고 거리에는 불이 나는 모습도 목격됐다.

미국 NBC는 이 영상들이 '진짜'라고 확인했으며, 다만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P 통신도 하리코프 영상에 민간인 거주지역이 포격을 받았고, 아파트는 반복적인 강력한 폭발해 흔들렸으며, 섬광과 연기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올레 시네구보프 주지사는 민간 지역 공격으로 11명이 죽고 수십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포격은 사람들이 약국과 가게에 가고 물을 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갈 때인 대낮에 발생했다"며 "이는 범죄"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호르 테레코프 하리코프 시장도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9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면서 "미사일이 주거용 건물을 타격해 비폭력적인 시민을 살상했다. 이건 이번 사태가 그저 전쟁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학살이란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리코프지역에서 민간 차량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불에 탄 모습. [EPA]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전날 경장갑 차량을 동원해 하리코프를 점령하려다 우크라이나군에 격퇴된데 대한 보복으로 이날 하리코프 시내에 무차별 로켓 공격을 가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공격은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민간인과 민간 건물에 대한 공격은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프랑스 엘리제궁이 밝힌 직후 나왔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결사항전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병력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예상보다 잘 버티자, 러시아가 공격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됐다.

안드리 자고로드니우크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다연장 로켓 무기로 민간 지역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키예프와 마리우폴도 같은 무기에 공격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마리우폴에서 잠옷 차림의 6살 여자 어린이가 아파트를 직격한 포탄에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왔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고, 키예프에서도 9∼10세로 보이는 여자 어린이가 러시아측 파괴공작원들이 쏜 총에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체르니히우에서도 쇼핑센터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등 극심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자고로드니우크 전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전략 목표는 유지한 채 전술을 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 (새 전술에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미사일 공격 및 공습 등이 포함될 수 있다"면서 "이에 더해 우연히 민간 목표물을 파괴하는데서 계획적으로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 테러 활동으로 전환해 패닉을 조장하고 항복을 받아내려는 시도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CNA의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만도 러시아군이 전술 변화를 꾀하는 정황이 일부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군이 화력과 타격, 공군력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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