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절대 만지지 마!” 한국 제친다는 중국 ‘자랑’ 알고 보니 ‘허풍?’
뉴스종합| 2022-03-01 18:56
“절대 만지지 마!” 눈으로만 보게 한 중국 오포의 롤러블폰 시제품 ‘오포X2021’. 박지영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박지영 기자] “한국보다 먼저 롤러블폰 내놓을 것처럼 굴더니… 아직도 멀었다!”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폰업체 오포의 롤러블폰 시제품 ‘오포X2021’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 등장했다. 오포X2021은 2020년 11월 오포가 자사 행사에서 깜짝 공개하며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LG전자의 ‘LG 롤러블’ 출시가 임박했던 터라 ‘김 빼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철수한 이후에는 ‘세계 최초 롤러블폰’ 타이틀을 오포가 가져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오포 측도 세계 최초 상용화를 자신했다.

하지만 오포X2021 상용화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공개 이후 1년 반이 지났는데도 ‘그림의 떡’이다. 글로벌 전시회장에서도 플라스틱 돔 안에 갇혀 있다. 관람객들은 오포X2021을 실제로 만질 수 없다. 현장 직원은 “오포X2021은 실제로 체험할 수 없는 프로토타입(시제품)”이라며 “구체적인 출시 일정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화면의 늘어나는 롤러블폰이 구동되는 모습은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오포X2021은 혼자서 화면이 펼쳐졌다 말렸다 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평소에는 6.7인치로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하지만 7.4인치까지 확장된다. 기기 오른쪽 센서를 터치하거나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동작을 취하면 화면이 커진다. 폴더블폰에서 흔히 관찰되는 디스플레이 주름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놀라웠다. 대화면 폴더블폰에 익숙해진 터라 확장된 롤러블폰 디스플레이 크기 자체가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두께는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보다 두꺼웠다.

다만 전시된 제품은 롤러블기술 구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쳤다. 이동통신 지원, 카메라 성능, 앱 구동, 생체 인식센서 등 실제 상용화에 필요한 요소가 얼마나 갖췄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오포의 롤러블폰 시제품 '오포X2021'. 박지영 기자

디스플레이가 확장되자 내부 화면 배치가 크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변했다. 1년 전 공개된 영상에 비해 소프트웨어적으로 개선된 모습이었다. 카메라가 켜지거나 포털 앱에 접속했다. 피사체가 이동하자 초점을 잡고 피사체를 추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포가 미리 설정한 순서에 따라 구동되는 것에 불과해 실제 터치했을 때 반응속도나 앱 구동속도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한편 글로벌 제조사들은 폴더블폰 다음의 폼팩터(기기형태) 혁신으로 ‘롤러블폰’을 낙점하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TCL은 MWC 2022에서 폴더블과 롤러블이 결합한 ‘폴드 앤드 롤(Fold N’ Roll)’ 시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유럽 특허청에 ‘갤럭시Z 롤’ ‘갤럭시Z 슬라이드’ 등 롤러블폰 제품명으로 추정되는 이름의 상표를 등록했다. 최근 S펜 탑재가 가능한 롤러블폰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