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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 세상 떠난 한국 부호 1위 김정주 ‘충격’…갑자기 왜?
뉴스종합| 2022-03-01 21:41
김정주 NXC 이사. [넥슨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내가 사랑하던 친구가 떠났다.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젠 편하거라, 부디.”(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게임업계 큰 별’이 졌다. 1일 국내 최대 게임회사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향년 54세. 게임업계는 물론 IT업계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증세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인 김 이사는 생전에 벤처 1세대로 승승장구하며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돼왔다.

1994년 넥슨을 창업하며 게임산업에 발을 들인 김 이사는 2년 만인 1996년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PC통신에서 서비스하며 단숨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과 ‘서든어택’ 개발사 게임하이 등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해왔다.

2005년 넥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회사 NXC의 대표이사를 맡은 그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미래 사업에 집중해왔다.

NXC는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옛 넥슨재팬)과 한국 법인(넥슨코리아) 등 총 6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다.

김정주 NXC 이사. [넥슨 제공]

김 이사는 지난해 1월 기준 NXC 지분 67.49%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1일 현재 김 이사의 자산 규모는 95억달러(약 11조4430억원)로, 한국인 부호 순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94억달러)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김 이사는 지난 2018년 5월 ‘1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벤처 1세대 중 경영권 승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은 김 이사가 처음이었다. 그는 서울에만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경영을 자녀가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7월에는 NXC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혀 또 한 번 주목받았다. 당시 그는 “지주회사 전환 후 16년 동안 NXC 대표이사를 맡아왔는데 이제는 역량 있는 다음 주자에게 맡길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신 사내이사로 재임하며 NXC 등기이사직을 유지해왔다.

김정주 NXC 이사. [넥슨 제공]

김 이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 출국 사유로 불참하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부인 유정현 씨와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으며, 유정현 씨는 2010년 10월부터 줄곧 NXC 감사로 이름을 올려왔다.

이날 넥슨 측은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며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고인의 사인은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으나 넥슨 측은 “다만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며 “조용히 고인을 보내드리려 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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