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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보수, 탄핵 5년만에 ‘화려한 부활’…갈등극복·신뢰회복 ‘절반의 성공’
뉴스종합| 2022-03-10 06:4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국민의힘이 5년만에 ‘탄핵의 강’을 건넜다.

국민의힘이 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5년 만에 여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5년 전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면서 무너졌던 보수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사를 대통령으로 만들며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2017년 3월10일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리면서 당시 보수당인 자유한국당은 책임론에 휩싸여 처참하게 무너졌다. 탄핵 직후인 2017년 5월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고, 2020년 4월15일 제21대 총선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63석을 차지하면서 민심은 여전히 싸늘했고, 보수의 부활은 요원해 보였다.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꾸며 보수의 재건에 총력을 기울였다. 0선의 30대 이준석 당대표를 선출하면서 쇄신의 이미지에 사활을 건 국민의힘은 ‘2022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의 2021년 4.7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배출하며 승기를 잡았다.

국민의힘은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자리까지 오른 검사 출신 윤석열을 지난해 7월30일 영입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지난해 6월29일 정계 입문을 선언해 국회의원 경험도, 선출직 경험도 없는 ‘정치 신인’인데다,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주역을 제1야당 대선후보로 만든 것이다.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 임기를 채우지 않고 직을 던져 곧바로 정치에 뛰어들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은 윤석열을 문재인 정부와 맞설 강골 검사의 이미지를 부각해 ‘정권교체 적임자’를 내세웠다.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라는 슬로건이 대표적이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최대 단점은 그렇기에 정치적 빚이 없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의힘의 승부수는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탄핵 대통령의 정당’에서 5년 만에 탄핵의 강을 건너 향후 5년을 이끌어갈 여당이 된 국민의힘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국민 신뢰 회복이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최초 발병부터 2년여간 확진자 관리, 치료, 백신 문제까지 총괄 관리해왔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최근 확진자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대한민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단독 지정하는 등 코로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가 나왔다.

그동안 제1야당으로 정부의 코로나 대응 능력을 비판해 온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바통터치하게 됐다. 코로나19 대응은 보건 의료체계, 경제 위기 극복 과제와 함께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취임하면 인수위부터 준비해서 100일간 '코로나 긴급 구조 프로그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50조원 이상의 재원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국회와 논의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의 역사를 뒤로하고 유능한 보수 여당 모습을 통한 국민 신뢰를 극복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민심은 윤 후보를 선택하면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소수점 차이의 승부를 벌일 정도로 엄중한 질책도 함께 던졌다. 치열한 네거티브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과 논란은 집권기간 동안 꼬리뼈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는 지름길은 일 하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180석 거대 야당의 도움 없이 국정운영이 어려운 만큼 협치를 통한 국민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윤 후보는 10일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나라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게 어떤 건지,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해야 하는지 등 많은 것들을 배웠다”며 “이제 우리 경쟁은 일단 끝났고 모두 힘을 합쳐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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