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고개숙인 심상정 “겸허히 받들겠다”
뉴스종합| 2022-03-10 11:10

진보정치의 ‘간판스타’인 심상정(사진) 정의당 후보는 제 20대 대선 개표 결과 득표율 2.37%, 총 득표수 80만3358표에 그치며 3위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초접전 대결로 양 진영이 결집하면서 심 후보와 정의당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특히 5년 전인 제 19대 대선에선 200만표 이상을 득표(득표율 6.17%)했던 것과 차이가 크다.

심 후보는 이날 새벽 0시30분께 정의당 중앙당 개표 상황실을 찾아 발표한 ‘제20대 대선 관련 입장’에서 “저조한 성적표가 솔직히 아쉽지만 저와 정의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인만큼 겸허히 받들겠다”고 일찌감치 패배를 승복했다. 그는 “이미 각오를 하고 시작한 선거였다”며 “지지율과 유불리 연연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 정의당의 역할에 대해 소신과 책임을 갖고 말씀 드렸다”고 설명했다. 당원과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비호감 선거로 격화된 진영 대결 가운데서도 소신투표해주신 지지자 여러분들의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길 것”이라면서 “불평등과 기후위기, 정치개혁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의제로 이끌어냈고 성평등을 우리 사회 보편적 가치로 분명하게 세워냈다. 그 가치를 기반으로 정의당, 다시 뛰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다짐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안팎에선 심 후보가 5년 전보다 훨씬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본인의 정치적 생명은 물론 당도 존폐 위기에 놓인 게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당장 이번 대선 2.37%의 득표율은 차기 대선 토론회 초청 등 선거법상 각종 기준이 되는 3%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진보정치를 내세웠지만 개혁의 바람을 더 일으키지 못한 채 오히려 여성·청년의 지지를 잃었다는 평가도 뼈아프다. 아울러 앞으로 당의 구심점이 될 ‘포스트 심상정’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당분간 당이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심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정미 전 대표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가까스로 과반의 표를 얻으며 쉽지 않은 출발을 했다. 여기에 민주당이 환경 및 국민통합 분야에서 이슈를 선점하면서 정의당의 정치적 활동 공간이 위축됐고, “또 심상정이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대선 레이스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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