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원희룡은 ‘일등공신’ 홍준표·유승민은 ‘모양새만’…경선 경쟁자들의 향후 역할은
뉴스종합| 2022-03-10 11:15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 당내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새 정부에서 맡을 역할도 관심을 모은다.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아 대선 레이스 최전방에서 뛴 원 전 지사는 승리의 ‘일등 공신’ 중 한 명으로, 새 정부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원팀’을 이뤄 유세에 참여하긴 했지만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아 ‘조언자’ 역할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등공신’ 원희룡 전 지사, 새 정부서도 ‘핵심’ 전망=통상 당내 경선에서 경쟁하다 낙마하면 상임고문이나 공동선대위원장 등의 상징적 직함으로 캠프에 참여하는 것과는 다르게 원 전 지사는 ‘실무자’로서 윤 당선인을 보좌했다.

핵심보직인 선대본 정책본부장을 맡아 캠프 정책을 총괄하면서 ‘대장동 1타강사’란 별명을 얻을 만큼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강한 공세를 쏟아내는 ‘최전방 공격수’로도 활약했다. 제주지사를 사퇴하고 오랜만에 중앙무대에 복귀해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한 모습이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 못지 않은 활발한 SNS 활동과 다수의 언론 출연을 통한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윤 당선인 승리의 최대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향후 인수위가 가동되면 원 전 지사의 보직도 결정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새 정부에 입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이번 대선에서 전국적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킨 만큼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등 핵심 광역단체장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원팀은 했지만…전력 다해 돕지 않은 홍준표=윤 당선인과 당내 경선 과정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인 홍 의원은 캠프 상임고문을 맡았지만 전력을 다해 그를 돕진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1월 윤 당선인과의 ‘원팀 회동’ 당시 합류 조건으로 경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종로에 공천해달라고 요구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았고, 윤 당선인과 합동 유세에 몇차례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자신의 소통플랫폼인 ‘청년의꿈’을 통해 경선 당시 신천지 교인들의 개입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는 등 논란을 증폭시켜 지지자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후보 선대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국으로 유세를 다닌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였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피날레 유세에 건강검진을 이유로 불참한 것도 상징적 장면이다. 그는 이날 불참 이유를 설명하면서 “아무리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지만 우리는 차기 대통령을 선출 할수 밖에 없다”는 다소 뒷맛이 씁쓸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지난 9일 방송 3사 출구조사가 발표되던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존재감 없었던 유승민, ‘경제 전문성’은 새정부서 필요=유승민 전 의원은 경선 패배 이후 오랜 기간 두문불출하며 전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나마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한 지난달 17일 윤 당선인과 여의도에서 회동하며 “아무 조건 없이 돕겠다”고 밝혀 ‘원팀’을 이뤄냈다. 유 전 의원은 당시 20분 가량 진행된 비공개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면서 협력하겠다”며 “아무런 조건과 아무런 직책 없이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과 달리 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원팀 유세’ 현장에도 참석했다. 온건·개혁보수 성향의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측이 ‘국민통합정부’ 입각 가능성을 언급하며 구애할 정도로 당내 최고의 경제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윤 당선인이 경제분야 경험이 없는 만큼 새 정부에서 유 전 의원이 경제와 관련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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