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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통합 리더십 시험대…①윤핵관 등용 ②국당 합당 ③李·安 관계
뉴스종합| 2022-03-11 10:2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신혜원 기자] 정권교체를 이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곧장 정치력 시험대에 올랐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을 피해 인수위원회와 차기 정부를 잡음 없이 구성해야 한다. 그사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이 ‘악연’을 조율하며 양당의 합당 절차도 매끄럽게 관리해야 한다. 야권 관계자는 11일 “윤 당선인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당장 윤 당선인은 인수위 설계를 놓고 난관을 맞았다. ‘측근 정치’라는 공격을 받지 않을 정도의 인적 구성을 하되, 그의 첫 직속기구인 만큼 뜻을 오롯이 실현할 수 있는 탄탄한 조직을 꾸려야 할 상황에 놓였다. 윤 당선인은 정·재계 등 인맥이 넓지 않은 편이다. 여의도와 거리를 둔 채 26년간 검찰생활만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측근에게 더 의지하기 쉽고, 결국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인수위에서도 ‘실세 그룹’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통합 정치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질 수 있는 것이다. 윤핵관 중 한 명으로 지목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인수위에 안 간다”며 “윤핵관이 인수위를 차지하면 정치권과 언론에서 가만히 두겠느냐. 비판받을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일단 ‘장제원 카드’는 썼다. 또 다른 윤핵관으로 거론되는 장 의원은 전날 윤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낙점된 상태다. 윤 당선인은 차기 정부에서 국무총리·장관급 인사를 지명할 때도 다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 측근 그룹 중 권성동·이양수·이철규 의원 등에 대해선 각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무부·행정안전부·국토해양부 장관 입각설이 거론된다. 윤한홍 의원을 놓곤 경남도지사 후보로 차출설이 나온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특정 세력의 활동폭이 필요 이상으로 크면 야당은 물론 같은 당내 인사들의 반감도 살 수 있다는 점을 윤 당선인도 의식할 것”이라고 했다. 또 “첫 내각은 명망 있는 교수·관료, 중도 성향의 정치인 등을 중심으로 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건도 숙제다. 윤 당선인은 빠른 합당에 방점을 찍었지만 지분 다툼, 합치는 방식, 감정 골이 깊은 이 대표와 안 대표의 관계 등 갈등 요인이 산적하다. 두 당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에도 합당을 추진했지만 이 같은 이유 등으로 불발됐다. 이번에는 6월 지방선거가 3개월도 남지 않은 만큼 특히 공천 관련 잡음이 생길 수 있다. 최고위원 지명 등 양당의 이해관계가 얽힌 당권을 놓고도 자리싸움이 있을 가능성도 크다. 이 때문에 양측의 지분경쟁으로 합당이 지연되면 윤 당선인의 ‘통합정치’에 흠집이 날 것이 불가피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

오랜 앙숙인 이 대표와 안 대표의 관계는 합당의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벌써 양측은 합당 방식에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표 측은 흡수 통합, 안 대표 측은 당대당 통합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대선 전부터 ‘합당은 당의 영역’이라고 못 박은 만큼 윤 당선인과 신경전을 벌일 수도 있다. 합당 과정에서 실권을 쥔 사무총장직에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인 한기호 의원의 복귀가 점쳐지는 일 또한 이 대표가 합당 논의를 앞두고 판 짜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말도 적지 않다. 전략가로 앞장섰던 이 대표는 윤 당선인의 압도적 승리를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신승’이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이 틈을 파고들 수 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합당은) 대국민 약속”이라며 “이른 시간 내에 (합당을) 하겠다고 이 대표도 공언한 것을 알기에,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빨리하는 것이 정치도의상 맞다”며 이 대표를 향해 압박성 발언을 꺼내기도 했다. 윤 당선인 측은 “합당 논의 중 합리적인 안을 조율하되, 양측의 사감이 섞이지 않도록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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