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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 정권교체기’ 대남 비난 거칠어져…“피해망상적 발작”
뉴스종합| 2022-03-13 13:25
북한이 한국의 대선 뒤 정권교체기 속 대남비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이 대선 이후 본격적인 정권교체기에 들어선 가운데 북한의 대남 비난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3일 ‘봄 꿩이 제바람에 놀란다’는 제목의 글에서 청와대를 비롯한 남측 당국이 최근 북한의 두 차례 정찰위성을 내세운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데 대해 ‘피해망상적 발작’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매체는 “남조선에서 우리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시험을 또다시 진행한 것과 관련해 못된 소리들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자위적 군사조치가 취해질 때마다 마치 저들의 머리 위에 불소나기가 떨어지기라도 한 듯이 복닥소동을 일으키는 것은 그들 고유의 체질적이고 뿌리 깊은 동족대결 악습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5일 북한이 두 번째 정찰위성 시험 관련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이를 규탄한 바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계속해서 “많은 나라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군사위성을 발사하고 국가방위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도 수집하고 있다”면서 “유독 우리나라가 정찰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대해서는 악의에 차서 헐뜯고 지어 ‘도발’로 매도하며 ‘제재’까지 운운하니 이야말로 파렴치하고 날강도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를 겨냥한 각종 미사일들과 우주발사체 개발에 혈안이 돼있는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정당한 우주개발계획과 자위권 행사에 비논리적이고 불공정한 이중자대를 들이대는 처사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세상 사람들을 웃기는 노릇”이라고 비난했다.

또 “미친개의 눈에는 몽둥이만 보인다고 우리의 정상적인 국가활동을 ‘규탄’이니, ‘도발’이니 하며 아부재기를 치는 것은 죄지은 자들의 피해망상적 발작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날강도적인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자중자숙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비난은 이전에도 지속돼 왔지만 ‘미친개’, ‘날강도’, ‘발작’ 등 원색적인 표현은 물론 욕설까지 등장하는 등 최근 들어 점차 거칠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0일 남측의 유엔 안보리 북한 미사일 규탄성명 동참과 관련 “반공화국 압살에 환장한 자들의 지랄발광, 친미사대에 제정신을 잃은 쓸개 빠진 자들의 객쩍은 망동”이라며 거칠게 비난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는 9일 남측의 북한 정찰위성 빌미 탄도미사일 발사 비판에 대해 “남조선 당국자들이 미국 상전과 함께 떠들어대는 소리는 달 보고 짖는 개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기는 했으나 대북강경노선을 천명한 윤석열 당선인과 곧 출범하게 될 보수정부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선전매체인 통일의메아리가 전날 이번 대선에 대해 ‘역대 최악의 선거’, ‘역대급 비호감 대선’, ‘정책경쟁은 자취를 감췄다’ 등 남측 언론의 부정적 평가만 모아 소개한 것 역시 윤 당선인의 승리로 끝난 이번 대선 의미를 폄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대선 이틀만인 지난 11일 윤 당선인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한 문장에 그친 반면 5년 전 문재인 대통령 당선 때는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따른 선거라는 배경과 함께 문 대통령의 득표율과 주요 후보들까지 상세히 소개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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