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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또 발사…대북강경 외교안보라인 차기 정부 ‘강대강’ 대치 예고
뉴스종합| 2022-03-16 11:07
북한이 16일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미상발사체를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지난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 열병식 때 공개한 신형 ICBM 화성-17형.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의 정권교체기 속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 모두 강경책에 무게를 두면서 향후 한반도정세가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16일 또다시 미사일 카드를 빼들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라인에 문재인 정부 때보다 상대적으로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대북강경론을 유지해온 인사들을 배치했다. 미국은 북한이 ‘레드라인’으로 여겨지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발사에 대응해 이례적으로 군사훈련을 공개하는 등 대북압박의 고삐를 옥죄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다시 미사일 무력시위를 펼쳤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전 9시 3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미상발사체를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미 정보당국에서 추가 분석중에 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미사일이 충분한 고도로 상승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실패하기는 했지만 한미가 이미 추가 발사 가능성을 경고하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공언한 상태에서 발사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은 추가 분석이 끝나야 확인되겠지만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역시 평양 인근 순안비행장에서 시험발사한 신형 ICBM 화성-17형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군 당국도 이번 발사장소가 최근 두 차례 화성-17형을 쏜 순안인 점을 고려해 ICBM 관련 시험발사인지 여부를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애초 사거리와 고도 등 제원을 근거로 ICBM보다 사거리가 짧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평가했지만 이후 정밀분석을 통해 화성-17형을 이용한 성능시험으로 판단한 상태다.

비록 이날 발사가 실패하기는 했지만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파기 시사 뒤 우주 개발을 빌미로 연이어 사실상 ICBM 시험에 나서고 있는 만큼 미국 입장에서도 간과하기 어렵다. 실제 미국은 북한의 신형 ICBM 추가 시험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를 포착한 이후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한미군은 전날 미8군 제35방공포병여단이 모의 전투 상황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특정장소로 전개하고 대공 및 미사일작전을 수행하는 훈련 실시 내용과 함께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미 태평양함대는 같은 날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함재기 F-35C 등을 동원한 비행훈련을 진행했다면서 서해상에서 정보·감시 및 정찰(ISR) 수집 활동 강화, 한반도 탄도미사일 방어망(BMD) 대비태세 강화 명령을 내렸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한미는 북한이 신형 ICBM을 발사할 경우 중단했던 B-52H 장거리폭격기나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블루 라이트닝’(Blue Lightning) 훈련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대화와 협력, 북미 사이의 중재에 방점을 두었던 데 비해 윤 당선인은 보다 강경한 대북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하는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은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대북원칙론자라는 평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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