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日, 11년 전 악몽 떠올라…후쿠시마 규모 7.3 강진
뉴스종합| 2022-03-17 09:52
16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 도쿄(東京都) 등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까지 영향을 미쳤다. 후쿠시마역 앞의 보도블럭이 지진의 여파로 깨져 있다.[EPA]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11년 전 동일본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일본 도호쿠(東北地方) 지방에서 강진이 발생했다.

17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6분께 일본 후쿠시마(福島)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 흔들림은 2분 이상 지속했고 도쿄(東京都) 등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7.3 규모의 지진은 6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던 1995년 고베 지진의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의 진원지가 해저였다는 점에서 다르다.

진앙은 오시카반도(牡鹿半島) 동남쪽 60㎞ 부근이며 지진의 깊이는 60㎞으로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직후 후쿠시마현(福島県)과 미야기현(宮城県)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주민에게 최대 1m 높이의 파도가 해안을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쓰나미 경보는 해제된 상태다.

NHK는 자체 집계를 통해 미야기현에서 2명, 후쿠시마현에서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소방재난관리청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소마시에서 60대 남성이 자택 2층에서 대피하려다 추락해 사망했으며, 70대 남성은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는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6강에는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대부분 움직이고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NHK 방송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백화점 건물의 벽이 떨어져 나가고, 주요 기차역 근처 거리에 깨진 유리 파편이 흩어져 있다. 도로는 갈라지기까지 했다.

도쿄 시내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발생해 2분에서 3분가량 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새벽 정전 사태가 벌어졌다.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도 지진의 여파로 탈선했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大阪市)에서도 마찬가지로 흔들림이 관측됐다.

도호쿠 전력에 따르면 도쿄를 포함한 일본의 14개 현에서 220만 이상의 가구가 일시적으로 정전됐다.

일본 후쿠시마(福島)에 위치한 한 식당이 16일 발생한 7.3 규모의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모습. 그릇과 식기류가 지진의 영향으로 바닥에 떨어져 있다. [EPA]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후쿠시마에 있는 여러 원자력 발전소를 검사했지만 특별한 이상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보고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7일 새벽 “원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에 따르면 지진의 흔들림으로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와 3호기에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수조의 냉각 기능이 일시 정지됐지만 2시간 만에 모두 복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큰 타격을 입어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 5호기 터빈건물에서 화재경보기가 오랫동안 울렸지만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당국은 제1원전 자체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과 주변 방사선량에도 영향이 없었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설치해 대응에 들어갔으며, 항공자위대는 지진에 대한 정보 수집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후쿠시마의 남쪽에 위치한 이바라키현(茨城県)에 전투기를 파견했다.

기시다 총리는 “정부가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으며 구조.구호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일주일 간 최대 진도 6강 정도의 지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규모는 9.0이었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이어졌고, 당시 발생한 쓰나미로 약 1만850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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