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72석 巨與 원내대표 선거 ‘계파 대리전’ 양상
뉴스종합| 2022-03-17 11:32

172석 거대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원내사령탑 선거가 ‘이재명-이낙연-정세균계’ 의원들 간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이재명계 박홍근, 범친문·이낙연(NY)계 박광온, 정세균(SK)계 이원욱 의원 간 ‘3파전’ 양상이다. 사실상 지난해 대선 경선 구도의 재현이다. 누가 차기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의 운명은 물론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따른 당내 역학구도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교황 선출 방식 차용했지만…계파 대결 불가피=민주당은 대선 패배 수습기간이란 점을 감안해 후보들 간 과도한 경쟁 및 계파 갈등 표출을 막기 위해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 형식을 차용했다.

입후보 절차도 따로 없어 잠정 후보군들이 공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이번 선거가 새 정부와의 초기 관계 설정 등 당의 노선을 결정하고 8월 전당대회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물밑 선거전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당 안팎에선 후보군이 4선 안규백 의원과 3선 박홍근·박광온·이원욱·김경협·이광재 의원 등 6명으로 좁혀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 중 ‘투박(박홍근·박광온)’이 양강을 형성하고, SK계(이원욱·안규백) 중 한 사람의 ‘3파전’ 양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친노·친문 김경협 의원과 ‘노무현의 오른팔’ 원조친노 이광재 의원은 각 계파의 지원을 받을 다른 후보들과 대비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박홍근 되면 이재명 힘 받고, 박광온 되면 NY계·친문 부활=박원순계였던 박홍근 의원은 지난해 당내 경선 때 이재명 후보 지지를 일찌감치 선택하고 후보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신(新)이재명계로 편입됐다. 그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일각에서 언급되는 ‘이재명 조기등판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그는 ‘86그룹’ 중심의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인데, 더미래가 윤호중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로 한 만큼 박홍근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현 비대위 체제가 깨지고 친문그룹은 더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범친문’ 진영에서는 박광온 의원이 대표 선수로 나선다. 박 의원은 이낙연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내고 경선에서 이낙연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NY계로 분류된다. 역시 친문 그룹인 홍익표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실상 계파 내 단일화도 이뤄진 상태다.

박 의원은 신사적 스타일로 의원들 사이 두루 평판이 좋고, 부활을 노리는 친문·NY계가 결집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가 당선된다면 전당대회에서 홍영표·전해철 등 친문 의원들이 힘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사이 ‘도로 친문이냐’는 거부감이 있고, 강성개혁파와 이 후보 지지그룹에서 친문·NY계 비토 여론이 크다는 점은 장애물이다.

▶‘SK계’ 이원욱·안규백, 결선투표 못 가면 캐스팅 보트=경선의 구체적 방식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원욱·안규백 의원 중 한 사람이 먼저 컷오프 된다면 SK계는 남은 한 쪽에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현재 SK계 외의 지지표 확장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당 내 갈등이 재현될 수 있는 이재명계나 친문그룹보다는 자신들이 당의 통합·쇄신에 더 낫지 않겠느냐는 득표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강성개혁’, ‘친문’ 모두에 질린 의원들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최종 2인’에 포함돼 박홍근·박광온 의원 둘 중 한 사람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면 결과는 알 수 없다. 이들이 ‘최종 2인’에 올라가지 못하고 중도 탈락할 경우에도 결국 SK계 의원들의 선택이 박홍근·박광온 대결의 결과를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