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박근혜 전 대통령 “(건강)많이 회복됐다”
뉴스종합| 2022-03-24 11:31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활짝 웃음을 보냈고, 신구권력이 충돌하고 있는 정국은 한층 더 복잡한 변수를 안게 됐다. 24일 삼성서울병원 앞엔 이른 아침부터 수십명의 지지자가 모여들었고, 오전 8시32분께 남색 코트 차림에 올림머리를 한 채 병원문을 나선 박 전대통령은 오랜만에 웃음을 보이며 취재진에게 대국민 인사말을 전했다. 5년 만에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은 퇴원 후 곧바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묘역을 참배한 뒤 대구 달성군에 마련된 사저를 향해 출발했다. 이상섭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24일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많이 염려를 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이어 한국은행 총재 인선을 두고 신구(新舊) 권력이 충돌하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사면에 이은 퇴원으로 일상에 완전히 복귀하면서 정권 이양기 정치권에 미칠 영향에 시선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저도 다음주부터 지방을 좀 가볼까 하는데 퇴원하셨다니까 찾아뵐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2·3·5·6·31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을 나서면서 건강 상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많이 회복됐다”고 답했다. 지지자들의 환호성 속에서 환한 미소를 보인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해주신 삼성병원 의료진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묻는 말에는 답변을 하지 않고 차량으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뒤이어 집권했지만 사면을 단행한 문재인 정부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구속시켰던 검사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례 없는 대치 상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보수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정국의 또 다른 변수가 된 것이다. 다만 퇴원길에선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진 않았다.

2017년 3월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 20년의 형 확정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4일 특별사면을 받아 4년9개월여의 수감 생활을 마쳤다. 지난해 11월22일 어깨와 허리통증 등 지병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박 전 대통령은 4개월여 만에 퇴원, 특별사면 후 90일 만에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퇴원 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故) 박정희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대구 달성군 자택으로 향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대리인을 통해 대구 달성군 사저에 전입신고를 마쳤다. 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모셨던 보좌진끼리 한 번 이른 시일 내에 달성 사저를 찾아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 ‘천막 기자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하여튼 건강이 회복돼 사저에 가시게 돼 다행”이라며 “사저로 가셨다 해도 건강 어떤지 좀 살펴서 괜찮으시다면 찾아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원래 전직 대통령이 오시게 돼있기 때문에 당연히”라고 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28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분의 건강 회복이 우선인 상황에서 제가 뵙겠다고 찾아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겠느냐”고 말했다. 당선인 신분의 이날 입장은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국민의힘도 박 전 대통령의 건강 회복을 기원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배출한 박근혜 대통령이 건강하게 퇴원하셔서 다행”이라며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 명예가 꾸준히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문규·최은지 기자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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