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이런 현상은 처음” 기름값 상승에 정유사만 신났다? [비즈360]
뉴스종합| 2022-03-30 07:28
지난 23일 서울의 한 주유소의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전반적 고유가 기조 속 정유사 수익성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1분기 정유 업계 사상 최대 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제마진이 내년까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전체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3월 넷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 당 13.87달러로 집계됐다. 정유업계에서 ‘역사적인 고점’으로 평가했던 3월 둘째주 정제마진 12.1달러를 2주 만에 넘어선 것이다.

정제마진은 판매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 수익성 지표가 된다. 통상 정제마진이 배럴 당 4~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1일 유럽연합(EU)에서 러시아 원유 수출 제한 검토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제마진은 큰 변동폭을 보이기는 하나 ▷3월 첫째주 5.7달러 ▷3월 둘째주 12.1달러 ▷3월셋째주 7.76달러 등 손익분기점을 웃돌고 있다. 월간 정제마진을 봐도 지난해 9월 이후로 배럴당 5달러 이상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정제마진 강세는 등유와 경유 수급 차질 탓으로 풀이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경유 생산이 줄어든 데다 러시아산 경유가 공급이 줄어들면서 전세계적으로 경유 가격이 상승했다. 여기에 글로벌 항공 수요가 늘어나면서 항공유로 쓰이는 등유의 수급도 부족한 상황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경유 정제마진은 36달러로 휘발유(17달러)의 두배가 넘고 등유도 25달러 선까지 올라 대단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유와 등유의 정제마진은 5~6달러 선이었다.

등유와 경유 생산 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사 특성 상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1분기 기준)을 낼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영업이익 1조4501억원 중 석유사업 영업이익이 1조3742억원으로 전년대비 2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S-Oil도 영업이익 1조1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이나 원유 증산 등 호재가 나타나면 한순간에 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분기에는 국제유가가 일부 하락하면서 정제마진도 9.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경유 수급 차질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같은 정제마진 고공현상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설비 증설이 제한적이라 석유제품 재고가 낮게 유지되고 중국에서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낮추는 등 구조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2022~2023년 정제마진을 배럴당 9.8달러, 9.2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의 20%에서 30%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전날인 29일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조치 연장 등을 추가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오는 4월까지 유류세를 20% 한시 인하하기로 했다가 기한을 7월까지로 연장했다. 유류세 를 20% 인하할 경우 휘발유 1리터당 164원에서 추가로 82원 더 내릴 수 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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