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우크라, “러軍 돈바스 대규모 공격 임박…민간인 대피령"
뉴스종합| 2022-04-07 10:09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철군한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6일(현지시간) 돈바스에 속한 도네츠크 주민들을 대상으로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같은 날 도네츠크 부흘레다르에서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4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도네츠크 전체를 점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피란길에 오른 도네츠크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의 시민들이 중앙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점령 실패에 따라 전략을 바꾼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 임박을 앞두고 민간인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러시아군은 대대적인 공습을 앞두고 돈바스 루간스크 지역의 한 도시 60%점령하고 도네츠크 마을 부흘레다르에서는 4명의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등 서서히 공세 범위와 수위를 높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TV에 출연해 아직 대피할 시간이 있다며 돈바스에 속하는 도네츠크, 루간스크, 하르키우 지역 거주민에 즉각 대피를 요구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공격이 시작되면 당국은 남아있는 민간인을 돕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대피하지 않으면 포화 속에 휩싸여 죽음의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르히 가이다이 루간스크 군사행정위원장이자 루간스크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새로운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봐 왔듯이 러시아군은 민간인 대피를 위한 휴전을 준수해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버스와 기차가 운행을 할 때 대피할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크렘린궁은 돈바스 지역 전체를 해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와 북부 체르니히우, 수미 지역에서 철수한 뒤 군사전략을 바꾸며 돈바스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을 점령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모두 철수했다며 러시아 병력이 벨라루스와 러시아에서 재무장·재보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돈바스에 언제 다시 배치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도 러시아군이 키이우 인근에서 병력 대부분을 철수하고 동쪽으로 재배치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가이다이 주지사도 러시아군의 재편성을 언급하며 “3~4일 이내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루간스크 지역에 81차례나 포격을 가하며 공세 수위와 범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하르키우에서도 포격이 멈추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르키우 인근 주민들은 대피령이 떨어지기 직전부터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다. 급하게 아이들과 대피한 한 남성은 매일 밤 러시아군의 포격 소리를 들었다며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베레슈크 총리의 대피령이 내려진 날 루간스크에서 북서쪽으로 60㎞ 떨어진 세베로도네츠크시에서는 10층 건물이 폭격을 당하기도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당국은 도네츠크 소속 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사망자 5000명 이상이 발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은 최근 몇 주간 러시아군의 포격과 시가전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났다고 말했으며, 이 중 210명이 어린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터키 하베르투르크TV와 인터뷰에서 “이건 비극이고 생지옥”이라며 “수십명이 아니라 수천명이 죽고 수천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이 모든 것을 숨기고 우크라이나 사상자를 모두 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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