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고물가 속 저성장, 훅 다가온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뉴스종합| 2022-04-18 11:22

고물가 속에 성장률마저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물가의 고공 행진은 멈출 기미조차 없는 가운데 국내외 경제기관의 성장률 하향조정이 연속되기 때문이다.

물가는 이미 날개를 달았다. 3월 물가상승률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4%대로 올라섰다. 그마저도 전기·가스를 비롯한 공공요금의 인상을 억지로 미룬 결과다. 하지만 언제까지 억누를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다 기대수준과 지급능력의 미스매치는 여전하지만 이미 일손 구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유명 스타셰프 이연복 씨의 부산점이 인력 부족으로 문을 닫은 게 좋은 예다. 이런 현상은 사상 최저의 실업률로 이미 지표화됐다. 곧이어 임금인상 압력이 나타날 테고 비용상승이란 또 다른 이름의 인플레 요인이 된다. 아직은 8%에 육박하는 서방국가들보다는 물가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해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물가 인플레를 막으려니 금리인상이란 극약처방은 불가피하다.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은 줄을 잇는다. 0.5%씩의 빅스텝 속도전도 모자라 ‘중립금리’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인플레와 디플레에 중립적인 2~4%까지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확 올리자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계속된 금리인상을 공언 중이다. 그래서 연말 국내 주택담보대출금리는 7%를 넘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은 속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연초에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3.0%로 조정했던 IMF다. 얼마 안 가 2% 아래로 떨어질 건 분명하다. 다른 국제기구도 마찬가지다. 국내 기관들은 더하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성장 전망을 2.8%에서 2.6%로 하향조정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운용 목표인 ‘3.1% 성장, 2.2% 물가’는 이미 물 건너 간 지 오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물가는 더 높이 오르고 올해 성장률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공식 인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2%대를 저성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미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그 정도다. 문제는 인플레의 정도다. 고물가가 여전하다면 실질실효 성장률은 저만치 아래다. 임금이 2% 올라봐야 물가가 4% 오르면 아무것도 아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최악의 경제괴물이다. 고물가와 저성장을 한꺼번에 잡기는 어렵다. 그렇다 해도 영 답이 없는 건 아니다. ‘생산성 향상’이다. 규제개혁으로 기업에 생산성 향상의 길을 터주는 게 가장 효율적 대안이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