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민심잡기 나선 푸틴 “주담대 금리 12% → 9%로 낮춰라”
뉴스종합| 2022-04-26 11:1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막심 레세트니코프 경제개발부장관,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 등과 경제문제 관련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화면에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중앙은행(CBR)총재가 보인다. [크렘린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우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현행 연 12%에서 9%로 낮추라고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와중에 러시아 대중의 민심을 잡기 위해 경제 정책의 세부사항까지 지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크렘린궁·관영 매체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막심 레세트니코프 경제개발부장관,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중앙은행(CBR)총재 등과 경제 문제 관련 화상회의를 갖고 “시민이 주택을 더 저렴하게 구매하고,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우대 주담대 금리를 12%에서 9%로 낮추라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을 올해 말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아노보스티는 올해 러시아 은행은 양허성 대출(금리를 낮추거나 상환기간 등을 길게 잡는 융자)로 최대 2조루블(약 33조8000억원)을 주담대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사 벡스톤 소속 세르게이 코발레프는 “우대 주담대 금리 인하가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주택시장 거래건수가 20~30%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리아노보스티는 주담대 금리가 9%면 월간 이자 지급 비용이 22% 줄어든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하며 서민 부담 완화 측면도 부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경제가 계속 안정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했고, 주간 가격 상승이 정상 수준에 도달했다. 일부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여기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루블화가 다시 빠르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 통화 시장과 둘째로 소비자 수요의 역동성”이라며 “2~3월의 급증 이후 소비자 활동이 객관적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잃지 않고 경제 역학의 불균형을 방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고용률과 평균소득과 같은 핵심적이고 중요한 요소에 주의를 기울이고 싶다. 여러 번 말했듯 우린 이 지표로 경제 정책의 효율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주담대 금리 인하 지시와 경제 펀더멘털 회복에 대한 자신감 피력 등을 감안할 때 CBR가 오는 29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한 걸로도 풀이된다. CBR는 지난 8일 기존 20%였던 기준금리를 17%로 낮춘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앞서 진행한 검찰총장실 확대회의에선 미국 주도로 서방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가로 자국에 부과하는 각종 제재를 ‘제재 침략’이라며 맹비난했다. 회의엔 이고르 크라스노프 검찰총장,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비야체슬라프 볼로딘 하원의장 등이 참석했다.

그는 “아직 모든 중소기업이 팬데믹의 여파를 완전히 극복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 공격과 관련한 장벽에 부딪혔다”며 “‘제재 침략’외엔 다른 이름이 없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불합리하고 과도한 통제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 여러분은 이를 위한 모든 필요한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기업가의 권리를 존중하고, 일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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