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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힐’ ‘돼지의 왕’정의제 “작품마다 나아가는 배우되고 싶어”
엔터테인먼트| 2022-04-28 10:33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정의제(31)가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킬힐’과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킬힐’은 홈쇼핑에서 벌어지는 세 여자들의 끝없는 욕망과 처절한 사투, 성공과 질투에 눈 먼 세 여자의 무기 하나 없는 전쟁 드라마다. 여기서 정의제는 조직생활에 잘 적응한 홈쇼핑 과장급 PD 서준범 역을 맡아 직장 선배인 쇼호스트 우현(김하늘)에게 연민과 애정을 지닌 연기를 선보였다.

‘돼지의 왕’은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인데, 정의제는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강력팀 막내 형사 진해수 역을 맡아 팀 선배인 채정안(강진아 역)을 물심양면 돕는 지원군이다.

정의제는 184​㎝의 잘생긴 외모로 훈남 계보를 잇는 배우다. 2018년 웹드라마 ‘세상 잘 사는 지은씨’로 데뷔한 그는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랭보’ ‘여명의 눈동자’와 서태지, 에이핑크, 신보라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

이에 앞서 대만 가수 뮤직비디오와 대만 야후 리얼리티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으며, 싱글 앨범 ‘다른 우연’을 발매하기도 했다.

2020~2021년 TV조선 드라마 ‘복수해라’에서는 김사랑에게 접근해 불륜 동영상을 찍은 아이돌 출신 리포터 역할을 맡기도 했다. 5년차 배우로서는 매우 다양한 경력을 쌓은 케이스다.

“‘돼지의 왕’ 촬영을 진행하고 있던 중 ‘킬힐’ 오디션을 봤다. 홈쇼핑 PD가 신선하고 새로운 분야로 느껴져 열심히 준비했다.”

정의제는 “그동안 홈쇼핑 방송은 지나가면서 많이 봤지만 자세히 시청하지는 않았다. 작품을 하게 되면서 열심히 보게됐다”면서 “홈쇼핑 회사를 직접 방문해 쇼호스트와 피디 들의 성향이 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너제틱하고 발랄한 쇼호스트가 있는 반면, 차분하면서도 부드럽게 이끄는 쇼호스트도 있다. 정의제는 이렇게 다양한 쇼호스트에 맞는 홈쇼핑 PD 서준범을 만들어냈다.

“실제 현장에서 쇼호스트가 애드립으로 시간을 벌어주는 순발력을 볼 수 있었다. 이런 홈쇼핑 방송 상황을 연출하는 직업인인 만큼 많이 보고 작가님에게도 물어봐 준범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정의제는 홈쇼핑 PD의 비주얼은 현장 견학을 통해 확인한 결과 너무 다양하고, 서로 달라 의상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고 전했다. “리얼하게 입고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스타일이 워낙 달라 너무 튀지도 않고, 너무 캐주얼도 아닌 스타일을 유지했다.”

‘킬힐’은 김하늘,이혜영, 김성령 등 세 여자가 주인공이다. 정의제는 특히 김하늘과 이혜영과 붙는 신이 많았다. 정의제는 이들 두 사람과는 기계적 업무 외에도 사적인 부분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역할이 쉽지만은 않았다.

“우현(김하늘)을 좋아하지만 가정이 있어 내가 다가갈 수 있는 경계가 있다. 그런데도 마음이 김하늘에게로 향한다. 준범은 ‘그럼 저도 안 멈춰도 돼요? 선배한테 가는 마음 간신히 막고 있는데’라고 우현에게 돌직구까지 날린다. 도대체 준범의 욕망이 어느 정도이길래 유부녀에게 다가가려는 마음을 먹었는지 준범의 전사(前史)를 생각해가며 만들어보기도 하고 제작진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정의제는 “세 분의 선배님의 스타일이 모두 달라 도움이 많이 됐다. 세 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하늘 선배님은 차분하고 섬세하며 나와의 케미를 중시했다. 기모란 전무 역의 이혜영 선배님은 독보적이었다. 이혜영 선배님의 톤과 몰입도는 닮고싶다. 눈빛과 순간순간 몸도 편하게 쓰시는 모습은 나에게는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김성령 선배님과는 많은 신을 경험한 건 아니지만 우아하고 여유가 있었다. 세분 다 가진 게 다르면서 몰입하게 하는 힘은 많이 배우고 싶었다.”

또한, 정의제는 ‘돼지의 왕’에서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사적 복수를 하는 데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살인, 시체, 이런 것들이 연출상황이지만, 마음이 안좋았다. 이런 비극들이 영상은 달라도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으니 조심하고 행동도 한번쯤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드라마의 순기능, 특히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쳤으면 한다.”

정의제는 촬영하면서 함께 한 선배 채정안이 털털함 속에 섬세함을 지닌 배우라고 소개했다. 후배를 편안하게 해줬다는 것.

정의제는 조승우, 신하균, 차태현, 송중기 강은 배우를 꿈꾸며 한단계씩 필모를 쌓아가고 있다. “고교때부터 실용음악을 전공해 한때 가수의 꿈도 가져봤다. 지금은 연기자중에서 노래 제일 잘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연기할 때는 괴로울 때도 있다. 그래서 큰 욕심 내지 말고 작품 하나씩 할때마다 조금씩 정진하는 배우가 되고싶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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