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투우 구경간 50대 가장, 가족 앞에서 황소 습격에 사망
뉴스종합| 2022-05-14 13:01
스페인 바야돌리드에서 열린 축제에서 투우 관람객이 황소의 습격을 받고 있다. [데일리스타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스페인에서 투우 축제를 구경하던 관람객이 황소의 습격을 받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로 인한 사망사고가 또 다시 일어나자 투우를 비롯해 소몰이 축제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스페인 북서쪽 내륙도시 바야돌리드에서 열린 축제에서 가족과 함께 투우를 관람하던 50대 남성이 황소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평소 투우 팬으로 알려진 오스카 로드리게스 칼레야는 사고 당일 오후 6시경 아내와 딸과 함께 축제 하이라이트인 투우를 관람하러 갔다. 칼레야는 난간 뒤에 서있었지만 갑자기 돌진하는 황소를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나무 상자에서 나와 직진하지 않고 군중으로 돌진하는 황소 [데일리스타 캡처]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커다란 나무상자에서 나온 소는 직진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향하더니 난간 뒤 군중으로 돌진했다.

황소는 난간 귀퉁이에 있던 칼레야를 뿔로 찔러 몇 초간 휘두른 뒤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허벅지를 뿔에 찔린 칼레야는 현장에서 의료 스태프의 응급처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사고 현장에 함께 있던 칼레야의 가족은 끔찍한 광경을 눈앞에서 목도했다. 그 충격으로 칼레야의 아내는 공황발작을 일으켜 진료소로 옮겨지기도 했다.

2008년부터 매년 열렸던 '피에스타 델 베르데호'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년 만에 다시 열렸지만, 이번 사고 여파로 축제를 전면 중단했다.

시 당국은 "축제 도중 황소의 습격으로 남성 1명이 사망했다"며 "유가족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스페인 투우 [123RF]

이번 사고로 스페인 투우에 대한 비판 여론은 다시 들끓었다.

네티즌들은 "지금까지 몇 명이 죽었는데 아직도 이런 축제를 유지하나" "투우는 폐지해야 한다, 소에게도 못할 짓" "동물학대라는 걸 알면서도 축제에 참가하는 것은 인간 잘못" 등 목소리를 높였다.

스페인에서는 투우로 인한 사망자가 과거에도 수차례 발생했다. 스페인 엘파이스지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33명이 넘는 투우사를 포함해 130명 이상이 소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2016년에는 투우사 빅토르 바리오(29)가 TV 생중계로 진행된 투우 도중 뿔에 가슴을 정통으로 받혀 사망해 충격을 줬다.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말 발렌시아주 온다지역 소몰이 축제에서 55세 남성이, 올 1월에는 카디스현에서 남성 1명이 소에 받혀 사망했다.

스페인에서는 지금도 매년 2000여건의 투우 경기가 열리고 있다. 카나리아 제도에 이어 2010년 카탈루냐주가 투우 경기를 금지시켰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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