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마사지 받으러 갔다가 친구와 성폭행 당했다…때린 남친만 구속”
뉴스종합| 2022-05-15 12:02
경기도 안산의 한 마사지숍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글. [네이트판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 20대 여성이 친구와 마사지숍을 방문했다가 남성 마사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온라인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어플을 통해 건전마사지를 예약했는데 친구와 저, 둘 다 성폭행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10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마사지숍에서 발생했다.

작성자 A(23)씨는 “어플을 통해 건전마사지숍을 예약했다”며 “포털사이트에 검색했을 때도 검색되고 후기도 있는 업체였는데, 끔찍한 일을 당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A씨는 “저와 친구는 타이마사지를 받기로 했는데 마사지숍을 방문했을 때 카운터에 있던 남자가 저희에게 ‘보통 아로마 마사지를 받고 타이마사지는 좀 아플 것’이라며 자꾸 아로마 마사지를 강요했다”며 “결국 아로마를 받기로 하고 결제하니 ‘지금 커플룸은 꽉 차 있어서 2명이 동시에 마사지를 받을 수 없으니 각자 다른 룸으로 안내하겠다’더라”고 했다.

결국 A씨와 친구는 서로 다른 곳에서 마사지를 받게 됐고, 이 과정에서 사달이 났다.

A씨는 “제 방에 한국인 남자가 마사지사로 들어왔고, 저는 마사지를 받다 노곤해져 잠이 들었다. 제가 눈을 떴을 때, 마사지사로 알고 있었던 사람에게 힘으로 제압돼 강간을 당하고 있었다”며 “너무 놀랐지만 제가 소리를 지르거나 움직이면 밀폐된 공간에서 폭행을 당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반항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성폭행범은 끝까지 성행위를 이어갔다. 그렇게 강간범은 무차별적으로 저를 성폭행했고, 저는 그 성폭행범이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황급히 친구와 마사지숍을 빠져나왔다”며 “두렵고 무섭고 죽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친구도 유사한 피해를 당했다면서 경찰에 신고 후 병원에서 DNA 채취와 혈액검사 등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성폭행범이 사과하겠다 문자도 오고 전화를 계속 걸어와 결국 제 남자친구와 남자친구의 지인 3명이 성폭행범을 만났다”며 “그런데 성폭행범은 사과하겠다고 만나자고 해놓고서는 처음부터 녹음기를 몸에 숨기고 만나서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만남이 이뤄진 장소에는 CCTV가 설치돼 있었는데, A씨는 “가해자가 농락하는 것 같은 행위에 제 남자친구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행을 하게 됐다”며 “성폭행범은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만나자고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결국 폭행을 당한 마사지사는 경찰에 A씨의 남자친구를 폭행 혐의로 신고했고, A씨의 남자친구는 구치소에 수감됐다.

A씨는 “성폭행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국선변호사와 여청계에선 18일 동안 연락조차 없었다”며 “청문감사실에 직접 찾아가 사건경위를 물었더니 ‘조만간 전화 올 거다’라고 했고, 그 뒤 여청계에서 전화 한 통이 왔는데 ‘성폭행범을 체포하러 갔으나 문을 안 열어줘서 그냥 왔다’라고 하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이 사건은 단순한 강간이 아닌 특수강간에 중범죄이고, 구속수사에 조사도 빠르게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가해자들은) 구속도 안 되고, 피의자 조사는 한 달이 되는 시간동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수사촉구요청서를 작성해 전달하러 갔으나 청원감사실이나 민원실은 서로 책임을 돌리며 안 받는다고 해 수사촉구요청서를 반려했다”고 했다.

A씨는 “남자친구는 휴학계를 내고 아프신 어머님과 동생을 위해 물류창고, 일용직으로 일을 하고 있다”면서 “폭력은 어떠한 형식으로도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저는 제 남자친구를 탓할 수가 없다. 어떤 남자가 자기 여자가 성폭행 당했는데 화가 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는 성폭행을 당하고, 저와 제 남자친구는 걷잡을 수 없이 힘든 사건에 휘말리게 됐다”며 “부디 건전마사지샵이라고 홍보하면서 성폭행하는 가해자들을 단죄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뉴스1에 따르면 A씨 남자친구와 지인 등 4명은 A씨가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한 남성 마사지사를 차에 태워 끌고 다니며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20대 남성마사지사는 코뼈 골절 등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대응이 부실했다는 A씨의 지적에 경기 남부경찰서는 “수사가 원칙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가해자들이 범행을 부인해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현재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및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신변처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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