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 美 분유 대란에…바이든, 국방물자조달법 발동 [나우,어스]
뉴스종합| 2022-05-19 09:37
미국 전역이 유아용 분유 품절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샌안토니오의 한 대형마트의 유아용 분유 재고가 떨어져 진열대 위가 텅 비어있다. 미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셈블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미국의 분유 품절률은 43%에 이른다. 불과 1주일 만에 12%포인트 급증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등에 떨어진 불’인 미국 내 분유 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6·25전쟁 당시 무기 생산을 위해 도입했던 ‘국방물자조달법’을 발동했다. 전국적인 분유 품절 사태로 일부 지역에서 사재기가 성행하며 분유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부랴부랴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아일랜드 등 유럽산 분유의 수입을 확대한 데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즉각적인 생산 확대와 물량 확보가 힘든 만큼 분유 품절 사태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내 분유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국방물자조달법’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에 따라 분유 제조사들은 타 제품 생산사보다 먼저 생산에 필요한 물자를 우선 공급받게 된다. 여기에 백악관이 이름 지은 ‘분유 항공 수송 작전(Operation Fly Formula)’에 따라 분유 제조에 필요한 물자를 해외에서 들여오기 위해 민간 화물기를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 자신도 부모로서, 손주가 있는 조부모로서 아기에게 줄 충분한 분유를 찾기 위해 걱정 중인 미 전역 부모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며 “분유 원료 수입을 원활하게 하고, 미국 내 분유 공장의 생산을 원활하게 하는 이번 조치가 분유 증산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법안 발동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조치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해외 업체 제조 분유의 미국 내 출하를 막았던 규정을 완화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미국 내 분유 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유아용 분유에 대한 ‘국방물자조달법’을 발동한 뒤 영상 연설을 통해 “나 자신도 부모로서, 손주가 있는 조부모로서 아기에게 줄 충분한 분유를 찾기 위해 걱정 중인 미 전역 부모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며 “분유 원료 수입을 원활하게 하고, 미국 내 분유 공장의 생산을 원활하게 하는 이번 조치가 분유 증산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법안 발동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와 영국의 레킷벤키저 등도 FDA의 수입 규제 완화 하루 만인 전날 생산량과 미국 수출 물량을 동시에 늘리겠다고 밝혔다. 레킷벤키저와 네슬레는 각각 미국 분유 시장 점유율 2위와 3위 업체다.

이와 함께 미국 주요 분유 제조사 애보트는 FDA와 미시간주(州) 스터기스 공장 재가동에 16일 합의했다. 애보트는 올 2월 자사 제품 분유 ‘시밀락’이 영·유아 세균 감염 사례를 일으키면서 문제가 일자 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

이번 분유 대란은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 사태와 생산직 인력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시밀락’ 제품 리콜 사태가 더해지면서 악화한 것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셈블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미국의 분유 품절률은 43%에 이른다. 불과 1주일 만에 12%포인트 급증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동부 델라웨어주와 중부 테네시주의 품절률은 54%, 남부 텍사스주의 품절률도 52%에 이르는 등 미 50개 주 중 9개 주의 품절률이 50%를 넘었다. 마트 두 곳 중 한 곳 이상의 분유 진열대가 텅 비었다는 뜻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각종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진정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수급 분유의 경우 FDA 승인 절차에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애보트 역시 생산 재개 후 분유가 매장에 공급되기까지는 6~8주가 걸릴 것이라 전망했기 때문이다.

분유 부족 조짐이 올 3월부터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을 두고 야당인 공화당은 물론, 집권 민주당 일각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도 분유 대란을 주요 이슈로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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