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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추도식에 1만2천 운집… “나는 깨어있는 강물”
뉴스종합| 2022-05-23 16:25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정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 노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됐다. 노무현재단측은 이날 행사에 추모식 참석인원 3000여명에 봉하마을을 찾은 인사까지 포함하면 모두 1만2000여명이 모였을 것이라 추산했다.

노무현 정부 각료 출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공식 추도사를 했다. 정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하려고 했고, 운명을 스스로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가려고 애썼지만, 보수진영, 보수언론으로부터 ‘우리 주제에 무슨 균형자냐’, ‘한미동맹이나 잘 챙겨라’는 비아냥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그런데 문재인 전 대통령 5년을 거치는 동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 세계 6위 군사 강국으로 우뚝 섰다”며 “우리는 약소국 의식에 꽉 차 있지만, 이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박수가 이어지자, 정 전 장관은 “이 박수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보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문재인’을 연호했고, 문 전 대통령은 일어나 손을 흔들며 환호에 답했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정숙 여사, 문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 노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 연합뉴스

정 전 장관은 “이제 우리나라도 노 전 대통령 생전의 꿈인 줏대 있는 외교 철학을 되살려 국제정치에서 능히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겨 약소국 의식을 버리고 자국 중심성 있는 외교를 해나갈 수 있게 됐다. 노 대통령님, 기뻐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물길은 평지에서도 곧게만 흐르지 않는다. 강물은 구불구불 흐르면서도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생전 말씀처럼 우리 정치도 늘 깨어있는 강물처럼 바다로, 바다로 향할 것이라 믿는다”며 “깨어있는 시민, 아직 숨 쉬는 시민들이 그 꿈을 이루려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도록 손을 내밀고 이끌어달라”고 추모사를 마무리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시민 권력으로 탄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유는 끝끝내 이루지 못한 그의 꿈 때문이다”며 “못다 한 꿈이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완성되길 진정으로 고대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추모제를 마친 후 문 전 대통령 등 참석자들은 대통령 묘역에 헌화 참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서 고인의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여 남기고 거행된 추모식에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모였다. 민주당은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와 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집결했다.

이해찬·이낙연 전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민주당 원로 인사들도 참석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양문석 경남지사 후보 등 지방선거 민주당 시·도지사 후보들도 함께 했다. 여권 핵심 인사들도 대거 봉하마을을 찾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선대위 부위원장인 정미경 최고위원 등이 추도식에 참석했다. 정부대표로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안부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 가족은 권양숙 여사, 아들 노건호 씨, 딸 노정연·곽상언 부부 등이 추모식 자리를 지켰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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