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중저신용자 대출 확 늘린 인뱅…연체 늘면 어쩌나
뉴스종합| 2022-05-31 11:09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목표대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모델(CSS)을 자체 개발해 차주 확대,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있지만 공격적으로 중저신용자를 확대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만큼 건전성 측면에서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1분기 말 기준 평균 23.8%로 20%대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말보다 4.7%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각 사 개별로 살펴보면 1분기말 기준 카카오뱅크가 19.9%(4월 말 20.8%), 케이뱅크가 20.2%, 토스뱅크가 31.4%로 집계됐다. 세 은행 모두 1분기 만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2.9~7.5%p 늘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말까지 25%, 토스뱅크는 42%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끌어 올려야 한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은 지난해까지는 해당 비율을 높이기 위해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일정 기간 중단하기도 했다. 현 시점까지도 고신용자 신용대출을 막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자 고신용자 대출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현 증가 속도가 유지된다면 해당 목표치 달성은 무난할 거라는 게 이들 은행의 시각이다. 그간 인터넷은행들은 CSS 고도화 등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기회를 넓혀왔다. 각종 제휴를 통해 비금융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활용해 씬 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를 중심으로 대출을 내줬다.

다만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는데 발판이 된 CSS가 실제 부실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 인터넷은행이 도입한 CSS가 얼마나 고도화됐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연체율 등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들이 대안정보를 모아서 신용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 정보의 효용에 대한 검증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기도 해 연체 차주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들의 신용평가시스템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반기 이후 윤곽이 나타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교수는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에 비해 자본력이 떨어지는 만큼 부실을 염두에 두고 대손충당금을 넉넉하게 쌓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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