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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은 가장 중요한 노후준비 엔진…3개의 금융자산 주머니 마련해야” [人터뷰-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뉴스종합| 2022-06-03 11:25

국내 은퇴·노후 설계 개척자이자 1인자인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최근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파이어족(극단적으로 자산을 모아 30대 후반~40대 초반 은퇴)’에 대한 동경이 늘어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강 대표는 “본래 파이어족은 미국에서 30~40대 전문직이 피땀 흘려 돈을 벌고 그렇게 얻은 소득의 최대 80%를 저축해 형성한 자산으로 제 2의 삶을 꼼꼼하게 설계하는 개념”이라면서 “반면 최근 우리 사회 젊은층이 인식하는 파이어족은 착실하게 일하고 꼼꼼하게 절약하는 과정은 생략한 채 일확천금을 노리는 ‘한탕족’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미국의 파이어족에겐 이른 은퇴 시기와 넉넉한 자금만큼이나 그 이후 시간을 얼마나 가치있게 채우느냐가 중요하다. 사회공헌이나 전문가 못지 않은 취미활동은 그래서 파이어족에게 필수”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지금의 파이어족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도, 또 정작 은퇴를 선언하고 난 뒤 확보된 자금에 맞게 소비 생활을 구축하고 자기인생관에 맞는 삶을 살 준비도 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런 삶은 설사 스스로 파이어족이라고 선언하더라도 허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강 대표는 “현재의 삶에 스스로 얼마나 충실한지도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 단기적인 투자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20년 통계를 보면 20대 남자 주식매매 회전율이 6800%다. 일주일로 환산하면 두 번 정도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는 것”이라며 “그런 단기 예측이 성공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강 대표는 “직장에서 월급 나오고 보너스, 퇴직금도 나온다. 직장인에게 직장은 엄청난 자산이다. 그런데 그 일을 소홀히해서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하고 도태되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직장인의 가장 중요한 노후 준비 엔진은 직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강 대표는 젊은 직장인들에게 ‘3개의 금융자산 주머니’를 각각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하나는 ‘생계용 주머니’로 학비나 6개월 생활비 같은 필수 자금이다. 예금 같은 저축성 자산에 넣어두고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는데 쓸 주머니다.

다른 하나는 ‘자산형성 주머니’다. 장기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켜 묵묵히 돈을 불리는 주머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각종 연금상품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트레이딩 주머니’, 즉 단기로 샀다팔았다 하며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주머니를 하나 마련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단 전체 자금의 10% 안팎으로 유지해, 고수익을 얻으면 이른바 ‘소확행’을 누리고 설사 손실이 나더라도 삶에는 지장이 없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대표는 “트레이딩 주머니를 통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전체적인 금융자산 주머니에 금이 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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