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별세한 나연숙 작가의 작품세계? 지상파 전성기에 홈드라마·시대극 집필
라이프| 2022-06-04 18:50
나연숙 작가.[사진=연합]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홈드라마와 60~80년대 사람들의 꿈과 야망, 사랑을 담은 시대극을 집필했던 나연숙 작가가 지난 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고인은 지상파 전성기에 작가로 드라마를 이끈 주역의 한 사람이었다.1944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72년 KBS 드라마 ‘사랑의 훈장’으로 데뷔했다.

1979년에는 TBC 인기 드라마 ‘야, 곰례야’(정병식 PD)로 인기 드라마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야, 곰례야’는 서울변두리 산동네를 배경으로 다양한 직종의 가난한 사람들이 한 집에서 모여사는 모습을 통해 서민생활의 애환을 잘 그려냈다. 주인공 곰례 역은 오래전 연예계를 은퇴한 원조미인 정윤희가 맡았다.

이어 1980~1981년 TBC·KBS 드라마인 ‘달동네’(김재형 PD)를 집필해 고달픈 서민을 위로 하면서 더욱 큰 인기를 얻었다. ‘달동네’는 물질문명 속에 뿌리내리지 못한 도시 속 실향민들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로 호평받았다.

또한, 고인은 1982∼1984년 한 가정의 일상을 통해 소시민의 애환과 갈등을 그린 드라마 KBS 주말드라마 ‘보통사람들’(최상식 PD)로 1985년 제21회 백상예술대상 극본상을 받았다. ‘보통사람들’에는 故 황정순, 이순재, 김민자(최불암의 아내), 송재호, 이영하, 유지인, 금보라, 강석우, 한혜숙 등 당대 스타들이 출연했다.

나연숙 작가는 1990년~91년 집필한 KBS 100부작 주말 드라마 ‘야망의 세월’(이종수 PD)이 크게 히트하면서 시대극 작가로 전환했다.

‘야망의 세월’은 건설회사 대표였던 이명박을 모티브로 제작된 픽션 드라마로 유인촌이 그 역할을 맡았다. 60~80년대 고도성장 시대를 배경으로 당시 저가 입찰, 공기 단축 등으로 건설 사업의 차별적 경쟁력을 이어가던 모습들을 긍정적으로 묘사했다.

황신혜, 강부자, 박근형, 김민자, 이휘향외에도 故 김주승, 故 김흥기, 미남스타 故 임성민 등 당시 스타들이 대거 나왔다. ‘야망의 세월’은 최민식의 드라마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휘향의 아들, 일명 ‘꾸숑’ 역할로 나와 인상을 남겼다.

고인은 2008~2009년에는 MBC 56부작 주말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집필해 화제가 됐다. 김진만, 최병길 PD가 연출한 이 드라마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규모라 할 수 있는 2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었다.

동시에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두 남자 동철(송승헌), 동욱(연정훈)의 엇갈린 운명과 복수를 다룬 드라마다. 작가 교체, 배우의 도중 하차, 캐릭터 변화 등 몇몇 논란이 있었음에도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나연숙 작가는 2008년 MBC 연기대상에서 ‘에덴의 동쪽’으로 ‘올해의 작가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어 2010~11년 MBC 69부작 ‘폭풍의 연인’을 집필한 후 2014년 SBS ‘끝없는 사랑’(이현직 PD 연출)이 유작이 됐다. 37부작인 ‘끝 없는 사랑’은 80년대 삶을 살아가는 당시 사람들의 꿈과 야망, 사랑을 다룬 드라마로, 황정음 류수영 정경호 차인표 등이 출연했다.

70년대에는 영화 ‘여고 졸업반’ ‘청춘의 문’ 등 영화 시나리오를 8편 집필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4일 오전 7시 거행됐다. 장지는 파주 신광동산.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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