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경제위기에 재정·통화분리보다 융합
고질적 ‘정책조합 엇박자’ 문제 해소 기대
“물가, 가장 시급…기대 인플레 방지해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경제) 복합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 시장 급변동 완화, 금융리스크 관리 등의 세가지 방향에서 적극 협력·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른쪽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 |
20여년만의 고물가와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우리경제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경제 복합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공동 대응을 강화키로 했다. 물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재정·통화 분리’ 강조보다 융합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물가에 대해 재정당국 수장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직접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을 언급하면서 한국은행의 대응이 주목된다.
추 부총리는 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경제) 복합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 시장 급변동 완화, 금융리스크 관리 등 세가지 방향에서 적극 협력·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공통 인식 하에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며 “공급 측면에 있어 원가부담을 경감하고,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을 방지하는 등 다각적 대응노력을 강화해 물가상승 압력을 최대한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가 대책이 복합적 현안 중 제1과제로 분류되면서 우리나라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날 미 연준(Fed)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우리나라(1.75%)와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에서 0.00∼0.25%포인트로 줄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50~0.7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 질문에 “다음 금통위 회의(통화정책결정회의 7월 14일)까지 3∼4주 남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그사이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4%로 예상되는데, 금리 인상 속도가 우리보다 빠른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논의됐다. 추 부총리는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공동 대응노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며 “외환시장의 경우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채권에 대해서는 시장이 더 과도하게 반응하면 추가적인 ‘정부 긴급 바이백’, ‘한국은행 국고채 단순매입’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기재부는 이달 바이백 규모를 2조원에서 3조원으로 늘렸다.
금융기관 건전성 대책에 대해선 “금융회사의 유동성과 건전성, 금융업권 간 취약한 연결고리 등을 집중 점검하여 시스템 리스크 사전예방에 만전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추 부총리, 이 총재, 최 경제수석 외에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정책 사령탑이 모두 참석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