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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기술은 ‘탄소 중립’의 열쇠”
뉴스종합| 2022-06-24 11:07

“현재 상용화된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만으로도 글로벌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15% 줄일 수 있습니다. 그 사이 고도화될 기술을 생각하면 ICT 기술과 통신 기술이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호칸 셀벨 에릭슨엘지 최고경영자(CEO·사진)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ICT 기업의 탄소 중립 정책이 갖는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에릭슨엘지는 최근 자체 활동에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까지 줄이고, 2040년에는 모든 공급망에 걸쳐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셀벨 CEO는 “사실 전체 산업에서 배출되는 탄소 중 ICT 산업이 차지하는 양은 약 2% 수준에 불과하다”며 “ICT 기업의 탄소 중립 정책이 중요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ICT 기업은 탄소 중립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열쇠’를 쥐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 텍사스 루이빌의 자사 스마트 공장을 소개했다. 그는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각종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연결, 실시간으로 에너지와 자원 소비를 최적화하는 ‘환경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같은 규모 공장 대비 에너지 소비는 28%, 폐수 발생량은 70% 적다”고 말했다. 이어 “루이빌 공장의 솔루션이 다른 공장들에 적용되면 생산량 증가와 에너지 소비 효율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 산업에서도 탄소 중립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5~10년 사이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통신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됐다”며 “‘친환경’ 관점에서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이동통신사들도 각사가 목표로 하는 핵심성과지표(KPI)에 맞게 통신 장비를 개선할 수 있는지 숙제를 준다”며 “비즈니스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대 변화는 에릭슨엘지에게 ‘기회’다. 그는 “에릭슨엘지는 25년 전부터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작성하며 친환경적 통신 장비·솔루션 개발 노하우를 축적했다. 경쟁사가 짧은 시간 안에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체적인 목표치를 두고 개발에 힘써왔다. 그는 “2017년 LTE(롱텀에볼루션) 장비를 출시할 때 5G(세대) 장비는 2022년까지 에너지 효율성을 10배 이상 높이자고 계획을 세웠다”며 “상반기 기준 9.3배 효율성 개선을 이뤄냈다. 남은 기간 목표 달성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5G, 6G 등 차세대 통신 기술 발달로 트래픽과 탄소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모바일 네트워크가 구동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통신 기술이 ‘상쇄’시키는 탄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상 인터뷰를 예시로 들었다. 셀벨 CEO는 스웨덴에, 기자는 대한민국에 있었다. 그는 “예전이라면 제가 한국에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정, 각자가 인터뷰 장소로 오는 과정에서 많은 탄소가 배출됐을 테지만, 통신 기술 덕에 공간 제약 없이 소통하고 있다”며 “미래에는 통신 기술이 가져다줄 ‘넷 제로’ 효과가 일상 속에 스며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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