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G7, 글로벌 인프라 6000억弗 투자...中 ‘일대일로’와 맞짱
뉴스종합| 2022-06-27 11:08
26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州) 슐로스 엘마우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상과 유럽연합(EU) 수뇌부가 활짝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모습. [EPA]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제재와 서방 패권을 위협하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방안에 한목소리를 냈다.

G7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에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에 맞서 전 세계 인프라에 6000억달러(약 778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를 향해 G7은 러시아산(産) 금 수입을 금지하고, 공급량을 줄이고도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러시아산(産)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추진하기로 26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서방 세계 지도국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밀월’ 관계를 강화 중인 중·러 양국을 동시 압박하면서 ‘신냉전’ 구도가 더 굳어지는 모양새다.

▶1년 전 G7서 발표한 ‘B3W’ 구체화=이날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州) 슐로스 엘마우에 모인 G7 정상들은 글로벌 투자협력과 인프라 구축, 대외안보 정책을 주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G7 정상들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전 세계 인프라에 6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미국은 20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G7이 2027년까지 일대일로에 대한 대안으로 6000억달러를 전 세계 건물과 네트워크, 보건시스템 등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항만과 철도, 전력망 등도 투자 대상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1년 전 영국 콘월에 모인 G7 정상들이 공동성명에서 제시한 인프라 투자 구상인 ‘더 나은 세계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을 구체화시킨 것이다.

지난해 B3W가 처음 발표될 당시 구상의 골자는 중저소득 개발도상국이 2035년까지 약 40조달러(약 5경1600조원) 규모의 기반 시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B3W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선 컸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하기 위해 G7에서 B3W 소생 노력을 재개했다”고 평가했다.

▶러産 金 금수·러 원유 가격 상한제 추진...돈줄 죈다=G7 정상들은 러시아를 국제 사회에서 더 고립시키기 위한 추가 제재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처음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분열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분열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한데 뭉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호소에 G7 국가 정상들은 러시아에서 금 수입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이번 조치로 러시아가 금시장에서 밀려나 더 고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은 에너지에 이어 러시아의 2위 수출 자원이다. 러시아의 2020년 기준 금 수출액은 190억달러(약 25조원)로, 전 세계 금 수출의 5%를 차지한다.

독일 현지 언론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적 가격 상한을 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공급을 줄이면서도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날 G7 정상들은 기념사진을 촬영하던 중 상의를 탈의하고 승마를 하거나 낚시를 하는 모습을 공개해 남성미를 과시해 온 푸틴 대통령의 과거 행적을 비꼬기도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리가 푸틴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양복 재킷을 벗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웃통을 완전히 벗고 승마를 해야 하나”라고 답변해 모든 G7 회원국 정상들의 웃음을 이끌어 냈다.

▶화석 연료 투자 재허가 검토...기후 변화 대응 역행 우려=이날 회의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문제도 주된 논의 대상이었다. G7 정상들은 에너지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일정 기간 석탄, 가스 등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문구를 마지막 날 발표하는 공동 선언문에 담는 방안을 추진한다. 더 나아가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COP26)에서 각국이 약속한 탄소 감축 이행에 대한 현실적 대안에 대해서도 재검토 중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보다 러시아산 가스·석유 공급 중단으로 당장 코앞에 닥친 유럽과 전 세계의 에너지 대란을 막는 것이 급하다는 이유에서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개발도상국 등 기타 지역에 대한 가스 인프라 투자를 단기적으로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G7 정상회의 의장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첫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모든 (G7) 회원국이 세계 경제의 위기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를 전체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