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모 크고 가격도 높아 난항
KB국민은행이 지방 유휴지점 매각에 애를 먹고 있다. 매각 대상 건물 다수가 구도심 지역에 위치해 수요가 많지 않고, 건물 가격 또한 낮은 편이 아니라 주인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올해 첫 유휴지점 매각에 나섰다. 당시 국민은행이 매각을 공고한 12곳 중 수도권과 부산 등에 위치한 7곳은 매각이 완료됐다. 문제는 지방 부동산이다.
지방 5곳(논산, 김해, 대구, 여수 등)은 유찰돼 이달 23일 다시 매각이 공고됐다. 최저 입찰 가격 역시 낮아졌다. 이 다섯 부동산의 4월 입찰가는 총 279억7700만원이었으나 이달 공고에서는 262억8700만원으로 약 17억원이 줄었다.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 비대면 금융 활성화로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최근 몇 년 간 경영 효율화 목적으로 유휴지점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국내 영업점 수는 본점을 포함해 877개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영업점의 건물과 토지를 합한 소유 부동산 장부가액 역시 1분기 말 기준 1조6665억원(토지 1조1105억원+건물 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번 매각 재공고에서도 볼 수 있 듯, 지방 부동산의 경우 유찰이 여러 차례 진행되며 처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상 지점 매각은 사용성을 따진 뒤 이뤄진다. 우선적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그럼에도 필요가 없으면 매각에 나서는 셈이다. 매각 물건이 서울 중심지보다 외곽, 지방 위주로 꾸려진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방 매물이라고 해서 덩치가 작은 편은 아니라 매각이 빠르게 성사되기 쉽지 않다. 이달 유찰건에서 가장 저렴한 건물인 경남 김해 삼방동 지점도 최소 매각 제시가가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매각 대상이 된 지점들이 대부분 지방 구도심에 위치해있는데, 규모도 크고 가격대가 있다보니 유찰이 자주 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향후 지점 폐쇄가 늘어나면서 매각 지점이 더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그는 “과거에는 보안 문제로 건물 하나를 은행이 통째로 다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영업점을 대부분 임대로 써서 지점 축소가 건물 매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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