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 “러, 핀란드 접경 군대까지 빼서 우크라戰 투입”…위성사진 심층 분석 [나우,어스]
뉴스종합| 2022-07-06 14:43
핀란드-러시아 국경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군 소속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의 모습을 담은 위성 사진. 붉은색 사각형이 군사 장비 이동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Yle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핀란드 공영방송이 자체 입수한 위성 사진을 토대로 전문가와 함께 분석한 결과 러시아군이 핀란드 접경 북극권에 주둔 중이던 병력과 군장비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 공영방송 Yle는 입수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핀란드-러시아 국경 인근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에서 러시아 육군 소속 장비가 대량으로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Yle는 군사 전문가와 함께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의 모습을 찍은 지난 5월 13일자 위성 사진과 5월 24일자 위성 사진을 비교 분석했다.

이 같은 병력의 이동은 러시아군은 물론 핀란드 정보 기관 등에서도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다.

핀란드-러시아 국경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군 소속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 [Yle 홈페이지]

Yle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에서 러시아군 소속 군장비와 차량 100대 이상이 사라졌으며, 이 중에는 수십대 규모의 장갑차도 포함돼 있다”며 “이 정도 규모의 군장비가 이동했다는 것은 2000명 규모의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 주둔 병력 중 최대 절반이 동시에 기지를 떠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Yle는 입수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군이 5월 중순까지는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 주둔 병력 규모에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해당 시점 이후부턴 병력과 군장비를 반출하는 등 큰 변화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핀란드-러시아 국경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군 소속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를 찍은 지난 5월 13일자 위성 사진과 5월 24일자 위성 사진의 모습 비교. 군장비가 사라진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 있다. [Yle 홈페이지]

지난 20여년 넘게 러시아군의 상황을 파악해 온 전직 핀란드군 소령 마르코 에클룬드는 해당 병력과 군장비들이 철도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보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러시아군이 5월에 대규모 병력 이동이 필요한 군사 훈련을 벌이지 않는 만큼, 이 정도 규모의 병력이 이동한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말고는 합당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핀란드-러시아 국경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군 소속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를 찍은 지난 5월 13일자 위성 사진과 5월 24일자 위성 사진의 모습 비교. 군장비가 사라진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 있다. [Yle 홈페이지]

실제 5~6월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예상치 못한 대규모 병력 손실을 입고 있다는 평가가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배적이었다.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는 핀란드 접경 북극권 지역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에겐 가장 중요한 요충지다.

앞서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 주둔 러시아군 병력이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견되고 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실제로 확인된 바는 없다.

핀란드-러시아 국경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군 소속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를 찍은 지난 5월 13일자 위성 사진과 5월 24일자 위성 사진의 모습 비교. 군장비가 사라진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 있다. [Yle 홈페이지]

Yle는 현지 러시아 당국을 인용해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보낸 병력에 대한 손실분을 채우기 위해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 인근 지역에서 대규모 모병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도 했다.

Yle는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 인근 무르만스크주(州) 노동 당국이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 업무와 관련된 총 48가지 종류의 일자리에 종사할 사람을 모집 중”이라며 “소총수로 근무할 사람을 찾는다는 구인 광고도 있었으며, 약 550유로(약 74만원) 수준의 월급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핀란드-러시아 국경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군 소속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 인근 무르만스크주(州) 노동 당국이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에서 일할 병사들을 모집한다며 공고한 문서의 모습. [Yle 홈페이지]

Yle는 ‘중립국’이던 핀란드가 나토 가입 절차를 개시한 만큼,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에 대한 병력·군장비 증원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에클룬드 전 소령은 “알라쿠르티 군사 기지 주둔 러시아군은 물론, 북극 지역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너무 많은 부대를 파견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었던 만큼, 과거 전투력을 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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