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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임당했던 ‘미투’ 이대 교수, 4년만에 복직 ‘논란’
뉴스종합| 2022-07-07 10:16
이화여대. [이화여대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2018년 ‘미투(#MeToo) 운동’으로 해임됐던 이화여대 교수가 4년 만에 복직한 사실이 확인됐다.

7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이화여대는 조형예술학부 A교수에 대한 해임 처분을 취소하고 복직 절차를 진행했다. 현재 A교수는 다가오는 2학기 강의 일정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2018년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의 연이은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당시 폭로에는 “A교수가 학생들에게 여성비하 발언과 성적 농담을 하고, 제자들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고 주무르며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등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담겼다.

다른 폭로에서는 “작가와 큐레이터를 소개해준다는 핑계로 술 시중을 들게 했다”며 “항의하는 학생이 나오면 ‘여성작가라면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것’, 심지어 ‘성공에 더 유리한 것’이라고 가르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후 학생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학교 측은 성희롱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이화여대 성희롱심의위는 A교수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제자들에게 했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파면’을 권고했다. 이후 대학 측은 A교수를 해임했다. 사립학교법상 ‘파면’은 5년, ‘해임’은 3년 동안 교원 재임용이 금지된다. A교수는 대학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법원은 1심에서 “징계가 과하다”며 A교수의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올해 2월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위)로부터 교수에 대한 해임 결정 취소 처분 통지를 받았다”며 “대학은 소청위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는 A교수 입장을 듣기 위해 e-메일로 질의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재학생은 A교수가 학교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학생 김모(26) 씨는 “학교 사이트에 A교수 프로필이 다시 등장하면서 학생들이 관련 소식을 알게 됐다”며 “학교 측의 별다른 설명 없이 A교수가 복직하는 것 같아 재학생 입장에서 화난다”고 말했다.

실제 A교수의 프로필이 학교 사이트에 등장하자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믿기 힘들다” “학교 측에서는 (A교수 복직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더니 돌아온 것이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편 2018년 대학가를 휩쓸었던 미투운동은 아직도 법적·행정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대학원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 서문과 B교수는 지난달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같은 달 해당 교수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 음대 C교수 역시 국민참여재판을 앞두고 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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