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둘이 ‘돈가스+커피’ 4만1000원” 외식물가 공포, ‘호러영화’ 필요 없네
뉴스종합| 2022-07-07 10:29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 직장인 임모(35) 씨는 지난 주말 오후 아내와 외식을 하러 나섰는데, 가는 곳마다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임 씨 부부가 그날 찾은 곳은 돈가스를 파는 식당과 작은 카페였다. 임 씨는 그날 돈가스 2인분 값으로 2만9000원, 커피 두 잔 값으로 1만2000원을 결제했다. 두 사람이 점심 시간에만 4만1000원을 쓴 셈이다. 임 씨는 "최고급 메뉴만 고른 게 아니었다. 그 장소에서 가장 싼 것들만 시켰는데 이 정도였다. 입이 떡 벌어졌다"며 "이제 1만원으로는 웬만한 음식도 먹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외식 물가가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다. 장기 불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이 기름을 붓는 모습이다.

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외식품목 8개 평균 가격은 4~10% 상승했다. 가장 상승률이 높은 품목은 자장면이었다. 지난해 12월 5692원에서 지난달 6262원으로 올랐다. 반년 새 10.0%(570원)가 인상된 것이다. 칼국수는 7615원에서 8269원으로 8.6% 올랐다. 김밥 한 줄은 지난해 12월 평균 2731원이었지만, 지난 달에는 2946원으로 7.9% 인상됐다.

냉면 가격은 1만원을 찍었다. 지난해 12월 9731원에서 지난 달에는 1만269원을 기록했다. 삼겹살 외식 가격은 200g 당 5.2%, 삼계탕은 4.6%, 김치찌개 백반은 4.4%, 비빔밥은 4.2% 각각 가격이 뛰었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30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8.0% 뛰었다. 이는 지난 1992년 10월 외식 물가가 8.8% 오른 후 29년9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외식 물가 상승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3월 전년동월대비 2%였던 외식 물가 상승률은 8월 3.1%, 11월 4.1%로 높아졌다. 지난 1월 5.5%, 2월 6.2%, 5월 7.4%, 6월 8%로 상승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외식 물가 상승세는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공급 불안은 계속되고, 여름 휴가철을 맞아 외식 수요는 늘어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대외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 계속되고 있어 물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상승 속도가 빨라 지금보다 상승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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