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 스리랑카 시위대 대통령·총리 축출 성공…도시 곳곳에서 폭죽 [나우, 어스]
뉴스종합| 2022-07-10 05:22
스리랑카 대통령 관저에 딸린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텔레그래프 유튜브채널]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사상 최악의 경제난이 발생한 스리랑카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몰린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9일 밤(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이날 TV 성명을 통해 라자팍사 대통령이 오는 13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발표했다.

아베이와르데나 의장은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보장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이에 나는 일반 대중에게 법 존중과 평화 유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엄청난 시위 인파가 대통령 집무동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 [텔레그래프 유튜브채널]

라자팍사 대통령의 사임 선언은 성난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동을 점검하고 총리 관저를 불태우는 등 시위가 격화한 가운데 각 정당 대표가 대통령과 총리의 사임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직후 나왔다.

2019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라자팍사 대통령은 그간 스리랑카의 경제난을 불러온 책임과 관련해 야권과 국민 다수로부터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임기는 2024년까지였다.

이날 수천명의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동에 몰려드는 과정에서 대통령은 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이후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집무동과 관저 등에 난입했다. 소셜미디어에선 시위대들이 관저에 딸린 수영장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고, 집기류 등을 챙기는 모습의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이 피신한 뒤 시위대가 대통령 공식 집무동 안으로 난입한 모습이다. [로이터]

시위대는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자택에도 진입해 불을 질렀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도 이날 자택이 불타기 직전 내각 회의 등을 소집한 후 사임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은 이날 각 정당 대표에 의해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됐다.

정당 지도부는 조만간 의회를 소집해 대통령 직무 대행을 공식적으로 선출하고 임시 거국 정부 구성 및 선거 일정 발표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총리 사임 발표 소식에 주요 시위 현장에선 환호성이 터지고, 도시 곳곳에서 폭죽이 터졌다고 BBC가 전했다. 한 시위대는 BBC에 "대통령과 총리를 없애고 스리랑카의 새 시대를 열어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좀더 일찍 나가지 않았다는 게 매우 슬프다"고 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형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 등 라자팍사 가문 친족과 함께 스리랑카 권력을 틀어쥐고 있었다.

에너지, 의약품 가격이 급등하는 등 경제난과 함께 정권 퇴진 요구가 심화하면서 마힌다 전 총리는 지난 5월 초 사임했고, 내각에 포진했던 라자팍사 가문 출신 장관 3명도 모두 물러났다.

라자팍사 가문은 2005∼2015년에도 독재에 가까운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월 12일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고, 지난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에 빠졌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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