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아베 전 日 총리 운구 차량 돌며 작별…도쿄 사찰 앞 가득 메운 인파
뉴스종합| 2022-07-12 16:00
아베 전 총리 운구차량이 12일 오후 2시 30분에 도쿄 조죠지 사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경찰들이 교통 정리 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들어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아베 상, 감사합니다”

12일 오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장례식이 열린 도쿄 미나토구 조죠지(増上寺) 사원 앞에는 역대 최장수 일본 총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려는 시민들이 가득 모였다.

NHK에 따르면 시신을 실은 운구 차량은 오후2시 반 무렵 조죠지를 출발했다. 길가를 빈틈없이 메운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큰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를 외치기도 했다.

운구차량은 자민당 본부, 국회의사당을 돌아 아베 전 총리의 정치 활동 무대가 된 나가타초로 향했다.

12일 조죠지 사원 안에 마련된 일반인을 위한 헌화대에 헌화 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로이터]

자민당 본부 주변에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약 500m 가량 줄이 이어져 경찰관들이 교통 정리를 하기도 했다.

장례식은 앞서 오후1시부터 조죠지에서 가족, 친지,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일본 정계에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과 자민당 내 '아베파' 간부들이 참석했다.

조죠지 한 켠에 마련된 헌화대에는 일반인들이 헌 화를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모습도 보였다.

절 내 헌화대에 헌화를 한 한 시민은 “20년전 아베 전 총리가 유세 중 악수할 때의 손의 온기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에 전했다.

일본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받고 사망한 자민당 소속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 대한 장례식이 열리는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조죠지(増上寺) 사원 입구가 11일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조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 사원은 에도 막부 시대 쇼군들의 위패가 있는 곳이다. [로이터]

전날 같은 사원에서 진행된 쓰야(通夜)에는 기시다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 등 정계 인사와 일반 시민 등 2500명이 참석해 역대 최장수 총리를 지낸 아베 전 총리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쓰야는 장례식 전날 밤에 고인을 기리고 유족 등을 위로하는 밤샘 절차다.

쓰야와 장례식 상주는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맡았다.

람 이매뉴얼(왼쪽에서 두번째) 주일 미국대사, 재닛 옐런(오른쪽 두번째 여성) 미 재무장관이 11일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조죠지(増上寺) 사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AP]

해외 인사로 미·일 재무장관 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와 함께 사원을 찾았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11일 전했다.

취임 후 첫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하는 옐런 장관은 예기치 않은 비보에 요코하마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를 찾은 것이다.

대만의 라이칭더 부총통이 아베 전 총리 자택을 방문해 유족을 위로했다. 라이 부총통은 1972년 일본과 대만의 단계 이래 일본을 찾은 대만 정부 인사 중 최고위급이다. 라이 부총통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지시에 따라 일본으로 조문을 떠났다고 대만 중앙통신사이 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장례식이 열리는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조죠지(増上寺) 사원 근처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AFP]

해외에서도 조문이 잇따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1일 파리에 있는 일본 대사 공저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고인의 초상 앞에서 묵념 하고, “프랑스에게 소중한 사람을 잃었고, 나도 친구를 잃고 외로워집니다”라고 썼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단에게 “아베 전 총리 유가족과 모든 일본인에게 애도의 뜻, 우정, 애정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다”며, “아베 전 총리는 용기와 대담함을 갖고 일본 국민과 국가에 최선을 다한 정치가였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의 안보협의체(Quad) 참여 국가인 나렌드라 모디 일본 총리는 자신의 블로그에 따로 장문의 추도문을 올려 “인도·일본 우호의 위대한 비호자였던 아베 전 총리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일본과 세계는 위대한 선견자를 잃었고 나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재일 인도대사관이 일본어로 번역해 요미우리에 기고 형식으로 낸 추모문에서 모디 총리는 후지산 기슭 아베가의 별장에 초대돼 갔던 일 등 개인적인 일화도 소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1일 파리에 있는 일본 대사 공저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는 모습. [EPA]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에게 최고 훈장인 ‘대훈위 국화장’을 수여한다. 전쟁 이후 이 훈장을 받은 일본 내 인사는 요시다 시게모토 전 총리, 사토 에이사쿠 전 자민당 총재,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등 셋 뿐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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