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부터 정수장 모니터링 1일 4회로 늘려
역학조사 나섰지만...수자원公 "유입, 어디서 됐는지 파악 어려워"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5일 오전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수원시 광교정수장을 방문해 정수장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실태점검 실효성을 강화해 유충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정부가 최근 창원·수원 수돗물 유충 사태와 관련 고개를 숙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제가 된 정수장 직원의 절반 이상이 과거 정수장 근무 경력이 없는 등 전문성 강화와 늦장 대응 지적에 대해 “여러가지 제도·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사과했다.
창원시는 지난 7일 오전 10시 깔따구로 추정되는 유충을 발견하고, 같은날 오후 2시경 가정에서도 발견됐다는 민원을 접수 받은 후 하루가 지난 8일 오후 10시40분께 언론브리핑을 실시한 바 있다. 유충 발견 36시간 만에 시민들에게 유충 발생을 공개하면서 ‘늦장 대응’ 비판을 받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창원시가 유충 발견 뒤에 유충 원인 조사를 자체적으로 하느라고 (중앙 정부에) 늦게 이야기 한 부분이 있다”면서 “수도 업무 대응 메뉴얼에 (중앙부처에게) 신속히 통보하라고 되어 있지만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몇시간 이내에 (통보를) 하라, 말라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9일부터 정수장 모니터링을 1일 1회에서 4회까지 늘려 강화하고 있다. 지난 17일까지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정수장, 배수지, 소화전 모두에서 유충이 발견됐지만, 개체수는 감소 추세다. 실제 8~ 17일 석동정수장에서 확인한 유충은 총 684마리다. 침전지·여과지·활성탄지·정수지 등 물 생산계통에서 발견된 유충이 315마리, 배수지(13곳)와 소화전(20곳)에서 나온 유충은 각각 34마리와 335마리다. 18일에는 생산계통과 소화전에서 유충이 6마리씩 더 나왔으며 이날 배수지에서 나온 유충 수는 현재 파악 중이다. 가정집 등 석동정수장 물을 받는 수용가에서 유충이 발생했다는 민원은 현재까지 1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건은 이미 유충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유역환경청, 유역수도지원센터 등으로 구성된 정밀역학조사단을 파견해 유충 발생원인에 대한 정밀조사와 후속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환경부는 창원·수원 지역의 유충 발생에 대해선 최근들어 상승한 기온과 강수로 인해 유충 번식이 왕성한 조건이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발생 원인은 역학조사를 통해 파악할 계획이다. 다만 수자원공사는 깔따구 유충이 생물체라는 특성 때문에 어디서부터 유입이 됐는지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깔따구 유충의 종에 대한 분석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지난 13일 시료를 받아 분석 중에 있으며 이번 주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수돗물 내 유충으로 인한 수돗물 오염 우려와 관련해 환경부는 “깔따구가 관로상에서 증식해 수돗물 곡읍 과정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음용은 자제하고 최대한 주의해서 세수나 샤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환경부는 또 재발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내달 7일까지 전국 485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일제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사하기 어려운 지역도 있는 만큼 여유 있게 3주 정도로 잡았는데, (정수장을) 점검해 나가며 최대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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