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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축이 살기좋은 도시 만들고 경쟁력도 올려주죠” [人터뷰-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부동산| 2022-07-29 11:02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미글로벌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어엿한 작가다. 벌써 네 권의 책을 펴냈다. 공저까지 하면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 50년간 건설업계에 몸담으며 겪은 경험을 세상에 나누려다 보니 이야기가 하나둘 쌓였다.

이번엔 ‘김종훈 회장의 세계 현대건축 여행’이라는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들고 왔다. 세계 주요 도시의 아이콘이 된 건축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알려주는 일종의 가이드북이다. “건축도 아는 만큼 보입니다. 멋있다, 특이하다를 넘어 그 안에 담긴 인문학적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좋은 건축에서 도시 경쟁력이 출발한다는 게 김 회장의 소신이다. 그는 “건축은 시대의 거울이자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화상”이라며 “좋은 건축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 경쟁력도 올려준다”고 했다.

특히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좋은 디자인의 건축은 사람을 바꾼다”며 “영국의 굿 디자인 운동을 보면 학교에선 학업성적이 올랐고 병원에선 회복력이 개선됐으며 도시 전반으로 범죄율이 떨어졌다. 좋은 디자인이 도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건설된 해외 주요 도시와 달리 우리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다 보니 디자인적 측면에서는 굉장히 부족했어요. 특색 없는 아파트가 전국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잖아요.” 김 회장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모든 건축은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지니지만 특히 박물관이나 시청 같은 공공건축이 선도해서 좋은 디자인을 선보이면 도시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용산으로 이전한 대통령 집무실도 새로 지어야 한다고 봤다. 김 회장은 “국방부 건물은 너무 군사적인 느낌이 강해 대통령실로 적당한 건물은 아니다”면서 “다음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새 집무실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회장은 이번 책에서 14개 도시를 대표하는 16개 건축물을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과 마이클 아라드, 피터 워커가 함께 만든 ‘9·11 메모리얼 파크’에 가장 애착이 간다. 그는 “두 작품 모두 아픈 역사를 담아낸 건축물로 내재하고 있는 디자인 요소가 많다”며 “역사를 기록하고 현재를 창조하는 건축의 면모를 보여줬는데 초보 건축가가 짓고 일약 세계적인 건축가가 됐다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꾸준한 창작활동의 힘은 어디에서 올까. 김 회장은 “일종의 사명감과 소명의식”이라고 했다. “건설 산업의 다양한 부분을 경험했어요. 설계도 해봤고 자재조달도 해봤고 무역·수출 업무는 물론 영업과 시공, 26년간은 매니지먼트도 했죠. 저처럼 50년의 산업 경력이 있는 사람이 흔치는 않을 겁니다. 개인적 유산을 후배와 후학에게 돌려주자, 그게 제가 세운 나름의 미션입니다.”

이번 책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지만 김 회장은 행복경영에 대한 다음 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행복은 굉장히 중요한 삶의 요소다. 행복한 회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나누고 싶다”고 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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