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르키예 대통령실 대변인, 현지 TV 인터뷰…“늦어도 2일 출항”
우크라 “첫 출항 선박 곡물 선적 완료…유엔 첫 출항 신로 기다려”
실제 수출량, 수요 못 미칠 수도…젤렌스키 “올해 곡물 수확량 평년 절반”
우크라 최대 농업기업 창업자, 러軍 폭격에 사망
지난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의 한 밀밭에서 우크라이나 농민이 콤바인을 이용해 수확한 밀을 운반 차량에 싣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차질을 빚으며 ‘글로벌 식량 위기’를 불러왔던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産) 곡물 수출이 이르면 8월 1일(현지시간) 시작된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브라힘 칼린 튀르키예 대통령실 대변인은 “세부 사항 조율이 다음 달 1일까지 완료된다면 첫 배가 내일 출항할 가능성이 크다”며 “늦어도 모레(2일)면 출항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현지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또 “이스탄불의 공동조정센터(JCC)에서 안전 항로에 대한 마지막 작업을 곧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두개 작은 이슈가 있는데, 오늘 저녁까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내일 아침 출항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튀르키예, 유엔 4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해군의 흑해 봉쇄로 인해 막힌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길을 다시 열기로 지난달 22일 합의한 바 있다.
지난 28일에는 합의에 근거해 항로 안전을 보장하고 관련 절차를 총괄하기 위한 JCC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양국 간에 ‘중재역’을 자임하고 있는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에 설립되는 등 조만간 우크라이나 곡물이 세계 시장에 다시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도 첫 출항에 나설 선박에 곡물 선적을 이미 끝냈으며, 유엔으로부터 첫 출항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의 한 밀밭에서 우크라이나 소방관들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발생한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로이터] |
다만,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실제 수출량이 글로벌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농경지가 포격 피해로 인해 곡물 재배에 어려움이 끊이지 않고 있고, 이미 수확된 곡물을 모아뒀던 저장고 등도 러시아군의 표적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통해 “올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량이 평년의 절반가량에 불과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여전히 곡물을 수출할 (항로 이외의)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은 우크라이나 최대 농업기업 중 하나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인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와 그의 아내가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자택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미콜라이우에 본사를 둔 니뷸론은 밀과 보리, 옥수수를 전문적으로 생산·수출하는 기업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유일하게 자체 선단과 조선소를 갖추고 있다. 연 매출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오르내리며 ‘커넬’과 함께 우크라이나 농업기업 매출 1, 2위를 다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바다투르스키는 환적 터미널과 엘리베이터 네트워크를 포함한 현대적 곡물 시장을 만드는 중이었다”며 “그의 사망은 모든 우크라이나인에게 있어 큰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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